"그들의 고통! 더는 묵과해선 안 된다"

내조를 잘하기로 소문난 김정무 지도사 내외.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이유는 짐승 같은 패륜이 유행병처럼 날로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에 담기 두렵다고 쉬쉬하고 수치스럽다고 지도자들마저 나서길 꺼린다면 장차 우리 사회는 금수 같은 사회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2011년 대구 생명의 전화 한 곳에서 성문제로 상담한 사례(1842건) 중 근친상간이 758건으로 41.15%나 차지했고 더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부모와 자식 간의 불륜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2년 현재 전국에서 19개 상담소가 운영되고 있으니 드러난 것만 봐도 작금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는 불륜이 얼마나 되는지 짐작만 해도 끔찍합니다."

"저는 귀여운 손자 손녀를 둔 68세 할아버지입니다. 우리 후손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폭발해 버릴 것 같습니다...! 실버기자 양반! 미안하지만 한 밤에 걸려온 기막힌 상담 사례 조금만 들어보시겠습니까? 깊은 밤 전화벨이 울리고 나면... 한없는 슬픔과 분노의 목소리가 상담원을 당혹케 합니다."

"선생님! 저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아들놈이 한밤에 술을 먹고 와서 달려들었어요... 힘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이 알까봐 소리도 못 지릅니다. 이제 곧 재혼도 하려 했는데... 선생님은 저를 보고 아직도 살아 있으니 미친년이라 하겠지요..." 또 전화벨이 울립니다. "선생님! 엄마가 먼저 유혹했어요! 이젠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금년엔 결혼도 했는데 분가도 못하게 합니다. 마누라가 알면 큰일 나는데 너무 불안해 죽겠습니다..."

상담원은 사람의 입으로는 더는 말할 용기가 없다고 했다. 이 세상에 '망국병'이 있다면 이보다 무서운 병이 있을까? 황야에 이리도 같은 무리와는 짝짓기를 거부한다는데...!

- 근친상간이라는 범죄적 불륜이 날로 증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가정과 나라를 망치는 일인데도 모두가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고 관용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지도자들마저도 위신에 흠이 된다고 거론마저 꺼리면서 가정의 문제로만 떠넘기려 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사무치는 후회와 분노로 그들이 토설하는 불륜의 크기와 사회적 폐해는 상담소의 통계만으로도 그 정도와 심각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는데도 모두가 쉬쉬하고 묵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불륜의 실상을 지면에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실정법도 고려해야 하고 정상적인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그들이 토해내는 말을 다 입에 담을 수가 없습니다. 내담자 중에는 세상을 탓하면서 자신의 불륜을 합리화시키려고 강변하는 자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막가는 세상에 도덕적인 것을 따져서 뭐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전화는 내담자에게는 얼굴 없는 친구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너그럽게 다 들어줄 수는 있어도 구체적 사실에 접근하고 처방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 불륜과 고통의 치유책은?

"오랜 경험에서 얻은 심증은 의학적으로는 모르겠으나 부모와 자식 간의 불륜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병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륜의 시작은 대부분 어느 일방의 강제에 의해 발생하지만 일단 일이 자행되면 부모와 자식 간의 일이라 그 치부가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집에 살기 때문에 발작적으로 재범을 하게 됨으로서 끝내는 파탄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당면적으로 생명의 전화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담사례와 통계를 제공하고 요로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정도이고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선 책임 있는 당국에서 나서야 하며 청소년 교육에서부터 가정교육, 치료, 처벌, 입법에 이르기까지 보다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언제부터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했으며 다른 분야의 봉사활동도 귀띔해 주세요

"저는 23년간 우체국 공무원으로 일했으며 20년간 대구 생명의 전화에서 심야에 전화상담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산서원부설 예절교육원 지도사, 전통예절 강사, 노인복지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며 주일에는 결혼식 주례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인데 실버세상을 먼저 찾은 이유는?

"실버세상은 노인들의 이익을 먼저 챙겨주고 우리 후손들의 문제를 어느 신문보다 의미 있고 다양하게 지면에 담아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정의례, 사회도덕, 경로효친 같은 덕목을 실천하는데 '실버세상'이 선도해 주기를 바라는 큰 기대감에서 선택한 것입니다.

- 끝으로 하실 말씀은...

"사람이 배우고 가르치며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이겠습니까? 보다 사람답게 살고자 함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먼저 교육을 통해 도덕적 기초가 갖추어지고 그 위에 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겸비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이 도덕이 황폐화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가정과 사회에서 효도와 부모님의 존엄함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천인공로할 망측한 일이 날로 증가하는 것은 감히 말씀드리지만 부모님은 부모답지 못했고 선생님은 선생답지 못했으며 지도자는 지도자답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돈, 돈 그리고 눈앞에 편익만 쫓다가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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