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자랑, 신나는 일이죠"

2005년부터 경주박물관 영어 해설 봉사를 하고 있는 남궁 국희 선생.

요즘 세대 간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점점 첨단화되는 스마트폰은 인간성을 메마르게 하고 가족 간의 대화마저도 가로채 간다.

그러나 아직도 젊은 세대와 노년세대에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공통분모 중에, 영어를 배울 때 잘 안 되었던 기억과, 영어를 잘하고 싶은 소망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남궁 국희 선생은 70나이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능숙한 영어로 유물해설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물론 교수인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영향도 커겠지만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노력으로 그녀의 박물관 유물 영어해설은 정평이 나 있다. 작년(2011)경주문화원에서 실시한 영어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에서 5회에 걸쳐 지원자들을 지도 강의했고 현장 실습까지 시켜주어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경주의 문화유적을 현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영어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문화재에 대한 각별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녀는 박물관 뿐 아니라, 양동마을도 1년 넘게 현장에서 봉사했기 때문에 외국 손님들에게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선봉장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가졌습니까?

"남편이 미국에서 포항공대로 발령받아 온 것이 89년도였어요. 우리가 포항에 나와 있으니 외국 손님, 국내 손님들을 많이 접대하게 되었는데 그들이 모두 경주 구경을 원하는데, 제가 경주 문화유산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문화 공부를 시작했지요. 그때 '박물관대학'이 문을 연지 2년 쯤 되었을 때였어요. 4기로 들어가서 마치고 연구반까지 계속 여러 번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그 후에 경주시니어클럽이 생겨 거기에서 교육받고 현장에 나가 해설을 하면서 공부를 계속 했습니다.

-박물관 자원봉사는 어떻게 하시게 되었습니까?

"박물관 자원봉사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박물관대학을 수료해야 했어요. 박물관 대학 수료하고 시니어 클럽 봉사도 끝내고, 박물관 봉사를 시작했는데, 영어해설사를 따로 모집하길래 2005년도부터 영어 해설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우리말 해설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봉사를 위해 포항에서 경주로 이사를 하셨다면서요?

"꼭 그래서 만은 아니지만, 전부터 남편이 퇴직하면 경주로 오자고 약속이 되어 있었어요. 아무래도 내가 박물관에 자주 다니니 가까이 오는 게 좋겠다 싶어 2009년도에 남편이 은퇴하면서 이사를 왔지만, 남편이 공대 방사광가속기 연구소에 고문으로 계속 출근하게 되어 지금은 남편이 경주에서 포항으로 출퇴근해요"

-'남산지킴이'도 하시는데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남산지킴이는 3년 째 하는데 동남산 서남산 안내소에서 한 달에 한 번 길 안내 해주고 지도도 나누어 주면서 설명해 주고 외국인들에게도 하고, 봉사는 한 달에 한 번 이지만 매주 금요일에 남산 답사하면서 교육을 받습니다."

-박물관 자원봉사는 어떤 보람이 있으신지요?

"내가 가진 지식을 나누는 것, 우리나라의 중요한 유물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 내 시간을 이렇게 좋은 일에 할애할 수 있다는 것, 다 보람이지요. 그리고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닌, 즐기면서 하는 순수자원봉사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고."

남궁 국희 선생은 지난 목요일(5일) 중요한 일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에서 매년 미국 전역에 있는 선생님들의 신청을 받아 한국에 데리고 와 한국 전체에 대해 공부를 시키는데, 경주에는 3일간 머물렀다. 방문단은 자체 가이드를 데리고 오지만, 박물관 설명은 매년 남궁 국희 선생이 맡아 한다. 교과서 편찬 관계자들도 10여 명 씩 와서 한국에 대한 지식을 얻어 교과서 편찬에 반영한다고 하니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정치판에서 온갖 추태를 부리며 입으로만 애국하는 정치꾼들보다 들어내지 않으면서 이런 중요한 일을 하는 이런 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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