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 한국뇌연구원 원장

서유헌 뇌연구원 원장은 1981년 신경약리학으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과 일본 동경대 의과학연구소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한국뇌신경과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서울대 신경과학연구소장, 대한약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 HFSP(인간프론티어과학)기구 본부이사와 한국마음두뇌교육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뇌 연구가 대구를 먹여살릴 겁니다"

지난 달 4일 디지스트 이사회는 서울대 서유헌(64) 의과대학 교수를 디지스트 부설 한국뇌연구원(이하 '뇌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서 원장은 뇌연구원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주인공. 그는 뇌 연구야말로 앞으로 대구를 먹여살릴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지난 7일 있었던 서 원장과의 일문일답.

-뇌연구원이 국가 최초로 설립됐다. 설립의 의미가 있다면?

"분야별로 추진되고 있는 국내 뇌 연구 역량을 한데 모으고 기존 인프라와 연계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뇌 연구 수행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뇌연구원은 국가 뇌 연구의 거점이 된다는 것이다. 뇌연구원은 세계 10위권 뇌 연구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뇌 연구로 대구는 물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뇌 연구가 어떻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나? 그리고 뇌 연구가 대구와 국가의 경제에 어떤 도움을 주나?

"현재 뇌졸중, 치매 등 뇌 관련 질환과 학교폭력, 인터넷 게임 중독, 성폭력 등 뇌와 연관된 사회병리현상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뇌 특성을 이해하면 뇌질환 치료는 물론 사회 병리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뇌 연구의 교육적 활용도 시급하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상담교사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뇌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감정과 본능을 제어하는 뇌의 전두엽을 발달시키는 교육이 시급한데 지금의 교육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어릴 때는 다른 교육 필요 없이 인성교육만 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뇌 연구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뇌 연구는 공학적으로도 응용돼 로봇, 브레인 칩, 영상기기산업, 컴퓨터 등에 활용된다. 앞으로 이런 분야의 산업이 엄청나게 커지고 세계적으로도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구는 뇌연구원 유치로 2020년까지 생산유발 3조9천억원, 부가가치 유발 2초7천억원, 고용창출 3만6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와 경북의 산업인프라, 첨복단지, 디지스트 등과 연계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뇌연구원 운영방향은?

"1998년 뇌연구촉진법 제정에서부터 뇌연구원 설립까지 직접 관여한 당사자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뇌 융합 연구에 필수적인 특수 장비를 확충하고 공동활용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개방형 뇌융합연구 네트워크를 확립하고 철저한 성과위주의 연구팀 평가를 하겠다. 전략적 기술기획 및 기술이전 전문부서도 운영할 것이다"

-우수인력 유치에 연구원의 성패가 달렸다고 할 것이다. 우수인재 유치 방안은?

"국내외 우수 뇌 연구자를 직접 접촉해 우수 인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관련 연구자들이 많이 모이는 국제학술행사 등에 직접 참가해 홍보하고 리크루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월드클래스 톱10 연구소로 도약하기 위해 외국인 뇌연구자 비중도 최소 20% 이상으로 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연구원 본원 전체 연구인력을 200명, 2030년까지 5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인재 유치를 위해선 많은 재원이 필요할텐데.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다행히 정부의 관심이 대단하다. 지난 달 취임 이후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해 원래 국가예산보다 20억원의 추가 지원약속도 얻어냈다. 현재 한국의 뇌 연구비는 생명공학 전체 연구비 9천500억원의 5% 수준이다. 이는 일본의 1/24, 미국의 1/151에 불과한 것이다.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 예산 확보를 위해 필요에 따라 연구과제를 외부에도 주는 '익스트라뮤럴' 방식을 도입, 내외부 연구역량을 결집한 융합연구를 통해 선진 연구그룹과 경쟁하며 세계적 연구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한편 한국뇌연구원은 DGIST의 부설 기관 형태로 대구시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5만2천㎡의 부지에 건물 연면적 1만9천54㎡ 규모로 지어진다. 사업비는 2천654억여원으로 기관별 부담액은 정부 638억원, 대구시 1천600억, 경북도 300억, DGIST 116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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