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부사장

한국에 노벨문학상 나올 수 있을까?

국제 PEN 경주대회가 한국에 노벨문학상이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화학자 노벨의 유언에 따라 수여되는 세계최고의 상이다. 1901년부터 매년 세계문학가를 선정하여 주고 있다.

국제 펜 경주대회가 오늘 오전 11시 경주현대호텔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15일까지 열리는 펜 대회는 세계 최대의 문학축제이다. 대회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펜클럽은 문학의 증진, 표현의 자유 수호를 슬로건으로 범세계적 작가공동체 구성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문화올림픽으로 불리 우는 제78차 국제 펜 대회는 경주시민이 주최가 되어 문화와 문학의 의미를 각인시키는 국제행사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3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경주시는 문학인들을 위한 다양한 향연의 장이 될 국제 펜 경주대회에 사전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역사성이 있는 금장 대 복원, 보문호숫가 화백회의 조각상, 나정 교 난간 양쪽 4군대 건립된 치미가 대표적이다. 국내외 문인들이 경주에서 지내는 시간들이 삶 속에 행복하고 새로운 인연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국제 펜 대회특징은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을 주제로 삼았다.

이번 대회에 탈북 문인들로 구성된 '망명북한 펜 센터'가 세계 114개국 작가들로 구성된 국제펜클럽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다. 북한 인권의 실상과 투옥작가들의 현황을 국제 펜 회원들에게 보고한다. 대회기간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김영순씨를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도 공연한다.

펜 대회를 통해 북한 실상에 대한 탈북 작가들의 증언과 인권 상황이 열악한 중동과 남미 작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북한이 국제 펜 대회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저들의 죄행이 세계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국제 펜 대회에 세계적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 오르한 파무크, 르 클레지오 작가 외에도 존 랠스턴 솔 국제펜 회장, 데이비드 매켄 미국 하버드대 한국문학 교수와 90개국 해외문인 250명을 비롯, 1천여 명의 국내외 유명 문인이 참가 한다.

국제 펜 경주대회 유치는 유미리 재일동포 작가, 그리고 이어령·고은· 김후란· 이근배· 이문열· 장윤익씨 등 한국문학거장들이 주축이 됐다.

한국에서 국제 펜 대회가 열리기는 1970년 처음으로 유치됐고 198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국제 펜 경주대회는 순수한 민간행사이다. 개최지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방도시가 선정돼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주에서 국제 대회와 대규모 국내외 행사가 열릴 때 마다 안타까운 것은 시민들의 무관심이다. 지금 보문관광단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시민들은 전혀 관심 밖이다. 세계대회 성공은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왜 매년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는지 행사 주최 측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어쨌든 경주보문에서 열리는 국제 펜 대회는 세계문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절호의 기회다. 대회 성공만이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학과 문화를 생소하게 여기는 해외 문인들에게 경주대회를 통해 활발한 교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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