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동초 '다논 네이션스컵' 우승 주역들

왼쪽부터 김민석, 김우솔, 김찬, 민성현, 박해찬, 이규철, 이준석

지난 9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팀인 포항제철동초가 다논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FIFA가 공식 인증한 유소년 대회로 올해 13번째 대회를 맞았으며 명실상부한 세계대회다.

□ 포철동초, 국내 최고 포항스틸러스 유소년팀의 시작

왼쪽부터 이한수, 정유석, 제갈재민, 조원빈, 차대중, 차승현, 최문수,최효명.

포항스틸러스 유소년팀은 국내 구단 중 역사가 깊고 완벽한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유스팀 운영에 들어갔다.

당시 프로축구연맹은 각 프로구단에 유소년 육성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고, 포항은 가장 먼저 유소년 시스템 정비에 들어갔다.

유소년의 체계적, 전문화된 훈련방법으로 우수선수를 조기에 발굴, 육성하는 것이 포항 나아가 한국 축구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5세에서 12세까지 보급반을 운영하고 육성반은 U-12·U-15·U-18로 세분화 시켰고, U-12팀인 포철동초가 포항의 유소년시스템의 시작인 것이다.

포철동초가 뿌리를 제대로 다지면서 U-15·U-18도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구조가 조성되는 것이 포항유소년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다.

□ 포철동초 특성화 시스템

포철동초가 국내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것은 포항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포항은 유소년 시스템 시작부터 외부 인프라 조성에 전력을 쏟았고 포철동초는 선수들이 축구에만 신경 쓸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포철동초는 선수들을 위한 인조잔디로 된 전용운동장이 조성돼 있으며 운동장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다른 학교 운동부와 달리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구단에서 책임지며 선수들은 부담 없이 축구에만 전념할수 있다.

프로출신 등 전문 지도자들이 나서 패스 및 개인기 훈련에 집중하면서도 단체 종목인 축구의 특징을 그대로 전수 중이다.

결국 전문화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본기를 철저히 다지며 프로 선수로 나아갈수 있도록 했다.

포항스틸러스 프로팀과 같이 미드필더 진의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지배해가는 축구를 어린선수들이 그대로 시행하면서 팀과 개인의 실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단순 주고받는 패스가 아닌 스피드가 가미된 전진 패스와 좌우 측면을 적극 활용한 패스 게임은 포철동초의 가장 큰 특징으로 손꼽힌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극대화, 패배의 그림자를 지워버리는 것도 국내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선수들에게 심어 넣는 첫 걸음이다.

운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받는 인성교육을 운동장에서도 시행될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른 유소년팀들이 개인의 실력을 과시하며 개인기 중심으로 경기에 나서는 반면 포철동초 선수들은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는 이타적 플레이로 정평이 자자하다.

이 같은 이타적인 플레이는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며 형성된 포철동초 선수들만의 끈끈한 우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 성적으로 증명된 포철동초

포철동초는 프로구단의 유소년 팀인 만큼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개개인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성적과 선수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85개팀이 참가한 칠십리배 전국 유소년 축구 연맹전에서도 U-12 고학년부에서 9전 8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하며 다논 네이션스컵 출전권 획득했다.

U-11팀 저학년부는 6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176개팀이 참가한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도 포철동초는 9전 8승 1무로 단 한번도 지지 않고 정상을 밟았다.

2012 폴란드 다논 네이션스 컵도 조별예선에서 4전 2승 1무 1패로 16강 진출했으며 결선 토너먼트를 4전 4승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포철동초는 장기리그인 올해 경북 주말리그에서 20전 20승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103골을 득점하는 동안 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사실상 경쟁 팀이 없는 독주체제다.

□ 포철동초로만 구성된 국가대표팀을 목표로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도 포철동초에서 프로축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대표적인 선수가 비록 지금은 전북현대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포철동초 재학생 시설부터 항상 주목을 받으며 대 선수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박원재를 비롯해 현재 포항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화용-송동진-이원재-정정석도 포철동초 출신 대표 프로 선수들이다.

이미 포항스틸러스는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들로만 선수단을 운영할수 있을 정도로 K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포철동초를 시작으로 포철중-포철공고로 이어지는 유소년 시스템의 연계성은 포항유소년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는 연결고리다.

상위 학교로 직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경쟁과 함께 성장한 동료들에 대한 끈끈한 유대 관계 등은 포항유소년시스템의 가장 큰 자랑이다.

결국 포철동초 출신 선수들이 프로무대를 장악할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며 이들의 성장이 축구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철동초는 앞으로 포항지역 출신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전국에서 선수들을 모집하면서 당장 좋은 성적과 선수들을 배출할 수 있지만 지역 출신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백기태 감독은 "당장은 선수수급 등에 어려움이 있을수 있다"며 "지역 출신 선수들이 더 많이 발굴되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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