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담배는 치명적인 흉기"

관음경로당에서 신창균 회장(오른쪽)과 정인표 총무.

"예로부터 성인도 시속(時俗)을 따른다는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우리 노인들도 어르신으로 공대받으려면 지금의 시속을 따라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노인들도 세상을 따라 변화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달라졌는데 아직도 생각은 옛날식으로 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노인들이 섭섭한 일을 자주 겪게 되고 젊은 사람들한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도 사고방식이 시대를 따라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노인들도 옛 어른들이 하신 것처럼 이 사회가 요구하는 어르신의 역할을 해야 가정과 사회에서 우대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신창균(73) 회장님은 청소년에게 금연과 금주를 계도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다 끊으셨다지요.

"저는 술을 좋아하고 담배는 줄담배를 태우는 골초였지만 다 끊었습니다. 이유는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마을 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을 경로당이 어린이공원 안에 있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기 때문입니다. 금연·금주를 설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은 이해심이 부족하고 모든 것을 어른들한테 배우는 아이들을 보고 어른들은 술·담배를 즐기면서 아이들한테는 해롭다고 끊으라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2년 전에 일단은 저부터 술·담배를 끊은 것입니다."

-담배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해로운 것입니까.

"한마디로 말해 치명적입니다. 최근에 알려진 것만 봐도 담배엔 4천여종의 발암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어 청소년 시기부터 담배를 피우면 안 피우는 사람에 비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8.7배가 높고 수명이 24년 단축됩니다. 피부가 흉해지고 80~90%가 암으로 죽습니다. 여자의 경우는 2세에도 치명적이라 '병신'을 출산할 수가 있고 흡연은 가족들에게도 흡연자와 비슷한 피해를 줍니다."

-금연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했습니까..

"경로당 노인들은 골초였던 제가 담배를 끊으니 금연도 별것 아니구나 하고 쉽게 작심하고 회원 간에 격려하며 금연연대를 만들어 함께 노력함으로써 별 고통없이 끊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문제였습니다. 아이들을 설득하는데는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도리어 반발심을 일으켜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해서 아이들에게는 먼저 어떤 금연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경로당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이들이 공원에 몰려와서 담배를 피우고 욕하고 싸워도 일단은 꾸짖고 내쫓거나 훈계하기에 앞서 그들이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줍고 청소하고 재떨이를 사서 비치해 주는 등 친손주를 대하듯 관용하면서 인자한 모습으로 다가가 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아이들이 미안해하고 고마워할 때까지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랬더니 차츰 태도가 변하고 금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이들을 조용히 불러 할아버지 할머니가 청소년 시절에 호기심에서 담배를 배웠다가 대수술을 받고 가족들까지도 불행하게 만들어 평생을 후회한다는 절실한 경험담들을 들려준 것입니다. 결과부터 얘기하면 담배를 끊은 청소년도 많지만 흡연가능성이 많았던 아이들에겐 결정적인 예방효과가 있었습니다."

-흡연과 예방에 참고가 될 말씀을 주십시오.

"담배를 끊는 방법은 금연보조제나 다양한 처방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암시요법(계속 되풀이 결심하는 것)을 써 작심삼일이 안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물을 마시고 걷기운동을 하는 것도 흡연욕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흡연문제는 예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담배는 아편과 같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단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끊기가 힘듭니다. 부모나 가족들은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담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흡연동기를 보면 31%가 호기심, 26%가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서 그리고 멋이 있어 보여서 등으로 밝혀졌으니 참고하시고 자녀의 건강을 염려하는 부모님은 영양식이나 보약을 챙겨주시기에 앞서 이 무시무시한 담배라는 흉기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들을 선도하면서 어떤 보람을 느낍니까.

"청소년 부모들로부터 많은 인사를 들어서 기분이 좋고 우리 마을 며느리들이 시어른 모시는 태도가 날로 공손해지고 있어 더 없이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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