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부사장

대선전이 정책 보다 과거사 해명 요구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국민들은 말장난 구태정치에 신물이 난다. 흑색선전은 단골메뉴임에 틀림없다.

후보들 간 정책과 공약 중심이 아닌,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정책대결은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대선후보들로서의 최소한의 예의이며 책무다. 일국의 지도자가 되려면 이미지로만 절대 안 된다.

지금 대선정국은 정수장학회 논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영토 선으로 주장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 진위를 놓고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이런 와중에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해 NLL 수호 의지를 강조하면서 야당의 공세를 받고 있다.

이제 대선일이 60일 채 남지 않았다. 단체장 정당 활동이 금지되고 각종 여론조사도 제한된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조사 기관의 통계를 보면 후보자간 양자대결에서 아침저녁 순위가 바뀌고 있다. 이는 민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후보 흠집 내기 공방에도 불구, 지지층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지지율 편차가 오차범위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연말 대선의 성격이 크게 보면 보수 진영 후보와 범야권 후보 진영 간 양자 대결로 좁혀질 개연성이 있다. 지지율 우세는 남은 기간 동안 개별 후보들 간 차별화와 자질 검증, 그리고 무엇보다 정책과 비전제시에 있다.

하지만 대선후보 주변의 정치인들이 대선 판을 혼탁으로 몰고 가고 있어 국민들은 불안 해 하고 있다. 백성들의 보람된 삶을 누리게 해야 할 엘리트 집단인 정치인이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 시행되는 국정감사만 보드라도 무책임한 폭로전이 난무하고 있다. 마구잡이식 폭로전은 대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에 틀림없다. 그들의 행동이나 판단은 사후에라도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비판기능을 가진 언론도 국감 장단에 놀아난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인을 존경 하기는 커녕 이기집단으로 술좌석의 안주거리가 된지 오래다.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인식 되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이 시대에 아무리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해봤자 우리의 밝은 앞날을 기대할 수가 없다.

오늘의 정치 불신, 정치혐오의 원인을 찾아서 정치가 결코 협잡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풍토를 개선하도록 노력하지 않고는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참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새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능한 인격자를 뽑아야 한다. 인격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때와 장소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는 사람은 인격자이다. 평소에 하는 행동과 선거 때 하는 행동이 다르면 그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

어쨌든 사회혼란은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존경하는 지도자를 뽑아 신바람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 지금은 술좌석에서 욕이나 하면서 스트레스나 풀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오는 12월19일은 우리국민의 운명이 걸린 역사적인 날임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