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기자의 울릉도·독도이야기(9)

울릉도·독도의 거북손(보찰)은 암반 조하대 지역에 군집돼 있으며, 바닷물을 여과해 영양분을 흡수하며 자란다.

울릉도·독도 주변 암반 조하대 지역에 황금색 무리의 ‘거북손’이 흔히 발견된다.

거북손은 지방에 따라 ‘부처손’ ‘거북다리(귀각)’ ‘부채손’ ‘바위손’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울릉도 주민들은 ‘보찰(寶刹)’이라고 부른다.

거북손이라는 이름은 생김새가 거북의 손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듯하다.

울릉도·독도의 보찰(거북손)은 씨알이 굵고 향미가 뛰어나 울릉도 주민들은 예로부터 전복보다 귀하게 여기며 어패류 중 으뜸으로 치고 있다.

거북손은 조개의 사돈격인 어개류에 속하며 암수자웅동체 절지동물로 고사리잎 같이 생긴 만각을 이용 해수를 여과해 프랑크톤을 섭취한다. 성체는 몸통 길이가 5~7cm까지 자란다.

파도가 세고 수심이 깊은 울릉도 부속도서의 암반 조하대에 모여있는 보찰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수영실력과 담력이 필요하다.

수년전 독도에서 국내 최대 거북손 군락지가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거북손을 먹을 때는 약간의 물을 넣고 껍질째 삶아 위쪽이나 아래쪽을 개방하면 맛살처럼 하얀 속살이 있는데 한번 맛을 보면 중독성을 느낀다.

바닷 내음과 함께 짭짤하면서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옛부터 간기능 강화 및 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울릉도 주민들은 보찰을 삶아서 먹기도 하고, 삶은 물을 육수로 활용해 칼국수, 된장찌개, 조림 등의 다양한 음식으로 조리하기도 한다. 또 남해와 여수지역 등에서는 강장제로 알려지기도 했다.

‘1급 청정 지표생물’인 거북손은 울릉도·독도에서 파도가 세고 조류가 많이 흐르는 조하대 돌틈사이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거북손의 맛이 알려 지면서 채취하는 사람이 많아 울릉도·독도 등지에서도 수난을 겪고 있다.

그래서 보찰은 날씨가 좋은 날 선박을 갖춰 거친 바다에서 자맥질하면서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더 귀하게 여기지는 것 같다.

외국에서도 거북손을 최고의 재료로 스프나, 스파게티 등 값비싼 요리에 사용된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은 최고의 해산물로 페르세베(Percebe, 거북손)을 꼽으며, 이를 활용한 축제를 열기도 한다.

이 나라에서는 거북손의 채취권을 국가에서 관리하며 엄격하게 통제를 해 비싼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거북손을 보고 ‘바다에서 건진 절대 미각’이나 ‘어부의 피맛’이라고 불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거북손이 수년전 모 방송국 예능프로에서 소개되면서부터 울릉도·독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거북손은 성체까지 자라는데 수십년이 걸린다고 알려졌는데 보다 적극적인 수산물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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