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불안-지역 혼란, 말조심해 조용한 연말연시 맞자

박태정 기자

연말 연시 어수선한 지역 분위기에 편승해 '중국 장기밀매단 200여명 택시기사로 변장해 구미지역에 내려와 활동한다'는 괴소문이 한 동안 지역을 떠돌면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특히 지역 모 기업 인사팀장이 자사 직원이 겪은 일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새벽에 운전기사가 중국 연변 말투를 쓰는 택시를 탔는데 운전석 옆에서 흰연기가 나와 정신이 몽롱해져 다급하게 내렸다'라는 메세지를 발송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 같은 괴소문이 떠돌자 구미공단내 모 대기업은 간부회의에서 "괴소문이 사실 또는 거짓인지 여부를 떠나 술자리가 많은 연말 연초에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괴소문이 확산되고 SNS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까지 나돌자 지역 일부 언론에서도 앞다퉈 보도해 괴소문은 기정사실화 될 지경에 이르렀다.

제일 먼저 택시업계가 이용 승객들의 급감으로 된 서리를 맞았다. 또 음식점을 비롯한 서비스 업계는 오후 8시만 넘으면 손님들이 서들려면서 귀가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급기야 경찰까지 나서 소문의 진원지를 조사하고 거짓으로 밝혀짐에 따라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났다.

또한 구미시도 지난 24일 시청에서 구미시를 비롯해 경찰, 택시운송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간담회를 열고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택시안심귀가서비스' 와 CCTV 확대설치 등 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처음들으면 웃어넘길 말인 '중국 장기밀매단 200명의 구미지역 활동'이라는 괴소문은 점차 여러 사람들의 입과 손을 거치면서 커지고 커져 사실화로 발전되면서 사회 불안감조성은 물론 지역에 큰 혼란을 빠뜨렸다.

처음 어떻게해서 '중국장기밀매단 구미지역 활동'이란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이 말로 인해 연말 호황을 기대하고 있던 택시업계, 서비스업계는 큰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경찰까지 나서 조사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시간적,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 사회에서 책임있는 사람의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히 사회에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로 인해 어떤 파장이 오는지 생각을 먼저하고 해야 한다.

만약 이번 해프닝과 같이 자신의 말로 인해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사회 불안감까지 조성된다고 생각했다면 결코 함부로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 없는 말이 송사 건다'라는 옛 말이 있다. 말로 화를 초래함을 경계하는 말이다. 연말 연시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다. 다시 한번 말조심을 새기면서 조용한 연말연시를 맞이하자.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