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환경 걸맞은 체육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김형소 제2사회부

울진군이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의 갑작스런 대회 취소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가운데(본지 3일자 1면 보도) 울진군의 스포츠마케팅 전략 전반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임광원 군수가 출범한 뒤 역점 사업으로 분류한 스포츠마케팅은 특색은 커녕 각종 잡음에 시달리며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매는 형국이다.

군에 따르면 한해 평균 각종 전국 단위 체육대회 유치를 위해 10~12억원 가량의 예산을 쓰고 있다.

테니스, 축구, 마라톤을 비롯 실내 스포츠인 배구와 배드민턴 등 다양한 대회를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울진 홍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요란한 명분만큼 실익은 저조하다.

울진은 이미 교통오지로 낙인돼 전국 대회를 치르는데 있어 여러 체육경기연맹들은 난색을 표하는 것은 물론 대회 유치금을 올려달라는 게 다반사다.

게다가 당일 대회의 경우 경제적 효과는 기대 수준 이하다.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요란한 이름만 내걸었지 사실상의 장기적인 로드맵은 전무하다.

겨울철 전지 훈련은 대표적인 스포츠마케팅 중 하나로 손꼽힌다.

김천시의 경우 지난해 89개 전지 훈련팀을 유치해 높은 경제 효과를 누렸다. 주로 테니스와 수영 등 실내 종목이 대부분이다.

국내유일의 육상 훈련시설(경사로 직선코스 300m)과 최첨단 각종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는 예천군도 올해 2월 현재 29팀의 육상 선수단에서 5천여명이 다녀가 동계 전지훈련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울진은 어떨까.

천혜의 자연 온천을 자랑하지만 국제 규격을 갖춘 변변한 실내 체육시설이 전무해 동계 훈련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스포츠마케팅을 위한 체육 인프라 구축과 같은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실적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너도나도 대회 예산타령만 하는 패단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 스포츠마케팅이 지역을 먹여살리는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선 더이상의 졸속 정책은 멈춰야만 할 것이다.

스포츠 불모지라는 틀을 벗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실현가능한 계획 등 제대로 된 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실력임을 반증한다.

이제부터라도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진정한 실력을 보인다면 군민 모두는 박수로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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