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2경기를 이겨 한국이 인도를 제치고 6년만에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Ⅰ그룹 4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앞장선 이형택(89위.삼성증권)이 "우리 나라 국민들은 테니스는 조용하게 응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그런지 테니스만 구경하다 가시는 것 같다"며 약간 볼멘 표정을 지었다.

이형택은 "'오~필승 코리아'라든가 '대~한민국' 등 축구장에서 하는 응원을 테니스장에서도 할 수 있다. 특히 데이비스컵은 국가대항전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랠리를 벌일 때는 안되지만 포인트를 따내고 30~40초 쉬는 동안에는 소리도 지르고 열성적으로 응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운 날씨 탓도 있었지만 팬들이 테니스는 항상 조용히 관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경기도 관전하고 스트레스도 풀면서 가셨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이 흥에 겨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팬들에게 힘을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형택은 "이날 맞대결한 로한 보파나(232위)가 첫날 정희석 선수와 경기할 때처럼 초반에는 힘있게 플레이하는 바람에 고전했으나 힘이 떨어지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고 끈질기게 많이 뛴다는 작전으로 맞서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달 초 델레이비치 오픈에서 세계 랭킹 16위 로비 지네프리(미국)을 꺾는 파란을 연출한 이형택은 "한국이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0년 US 오픈 16강에 올랐던 것처럼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을 꼭 이루고 싶고 세계랭킹도 50위권에 드는 게 목표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2월20일부터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챌린저대회를 시작으로 교도 챌린저(3월6일), 호치민 챌린저(3월13일) 등에 연달아 참가한다.

그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욕심보다 등급은 한 단계 아래지만 챌린저 대회에서 꾸준히 승리해 자신감을 얻는 게 먼저다. 자신감을 회복하면 프랑스오픈을 대비, ATP 투어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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