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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 정략적 러브콜, 국익 손실 크다
반 총장 정략적 러브콜, 국익 손실 크다
  • 연합
  • 승인 2014년 11월 04일 20시 58분
  • 지면게재일 2014년 11월 05일 수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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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영입설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전 새누리당 친박 인사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반 총장의 출마가능성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연데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3일 자신의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반 총장 쪽에서 와서 새정치연합쪽 대선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대선을 3년여나 남겨놓은 시점에서 왜 여야가 앞다퉈 반 총장 영입 얘기를 하는 것일까. 반 총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차기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현역 정치인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더블스코어 차로 따돌리며 40%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했다. 뚜렷한 차기 주자가 없는 여야 모두 반 총장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는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난데없이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작금의 각당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유력한 차기 후보군이 모두 비박계인데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 불가피' 발언이후 친박측의 김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가 반 총장 영입론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야당 역시 당내 주류인 친노계 문재인 의원의 대항마로 반 총장을 끌어들이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길 없다.

그러나 반총장을 국면타개나 내부 당권투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여야의 정략적 발상은 반 총장과 한국 정치 모두에 이롭지 않다. 국민들은 현 대통령의 임기가 3년도 넘게 남은 지금 미래의 지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크게 관심이 없다.

다자외교의 중심인 유엔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 미묘한 조직이다. 대륙별, 동맹별 카르텔이나 담합은 국내정치 정파 이상이며 각국의 민감한 정치 사안은 그곳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된다. 유엔 사무총장이 자국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굿 뉴스'라기 보다는 유엔 수장을 견제하거나 비판하는 세력의 좋은 먹잇감이 될수도 있다. 한국 대통령보다 더 중요할수도 있는 유엔 사무총장을 정략적 이해에 따라 3년 이상 남은 대선과 연계시키는 것은 반 총장 개인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국제사회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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