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가 합류하더라도 자신 있습니다. 최종 엔트리가 아니라 베스트 11에 포함되는 게 목표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해외 전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변해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천수(25.울산)가 해외파와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천수는 16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1-0 승) 후 가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일단 "오늘 두 골쯤은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아쉽다. 코스타리카전(0-1 패)만 이겼더라면 미국 전훈에서 전승을 거둘 수 있었는데 아깝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90분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다져졌다. 특히 선수들이 어느 팀을 만나도 결코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건 큰 수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천수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3월1일 앙골라와 평가전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울버햄프턴),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 외국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린 것과 관련, "해외파들이 오더라도 절대 밀리지 않겠다. 앙골라전은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사실상 해외파와 국내파를 모두 포함한 마지막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골 찬스가 오면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

이천수는 또 "전훈기간 열심히 죽기 살기로 뛰며 하려고 했던 것, 하고 싶었던 것들을 보여줬고 그래서 팬들이 사랑해주고 있다"면서 "처음엔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3명 안에 포함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베스트 11 안에 드는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특히 이날 경기와 관련, "정상급 팀인 멕시코가 해외파를 빼고 나름대로 최강 멤버로 포진했지만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고 마지막까지 쉼없이 내달린 투지, 투혼의 경기였다"며 "이런 경기가 계속된다면, 앞만 보고 내달린다면 본선 상대가 누구라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수는 "지난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타고 나서 '이런 기운이 대표팀까지 이어졌으면 한다'고 기원했는데, 이번 전훈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열심히 하면서 2002년 모습으로 돌아온 느낌이다"며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있지만 만족하지 않고 본선에서 더 열심히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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