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잡스처럼…세상에 지능 제공하는 기업 될것”

스티브 잡스의 삶 자체를 동경하는 최진영 사장. 그는 '크레이티브'라는 단어를 가슴속 깊숙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포항형 창조경제'의 핵심은 지역 기반의 강소기업 육성이다.

강소기업 육성의 첫 시험대가 될 1호 기업 exBrain㈜ 개소식이 지난해 9월 포스텍 지곡연구동에서 열렸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병석 국회의원, 이강덕 포항시장, 김용민 포스텍 총장 등이 모두 참석해 이 기업의 출범을 축하해줬다.

exBrain㈜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가 고향인 최 사장은 작업도중 힘들거나 진전이 없을때면 기타를 연주하며 마음을 달랜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이 회사 대표가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창업을 했지만 추구하는 목표나 이상, 기술력 등은 이미 강소기업 1호 라는 상징적 의미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최진영 사장을 지곡연구동에서 만났다.

△강소기업 1호인 exBrain(엑스브레인)을 소개하자면

exBrain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인터넷 해킹 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이다.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설립 됐으며 현재 5명의 포스텍 학생과 함께 연구하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 웹(Web)과 데이터 보안 1위 기업인 펜타시큐리티시스템㈜와 협력 관계에 있으며 글로벌 12만개 인터넷 웹사이트로부터 해킹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제공받고 이를 분석하는 일을 진행중이다.

exBrain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닌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Intelligence(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Intelligence을 제공하는 기업체가 되고자 한다.

△exBrain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요즈음 사이버 공격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더욱 지능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보안탐지기술로는 단순한 공격에 대해 잘 감지를 하지만 알려지지 않거나 복잡한 공격에 대해서는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정확성과 민첩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에서는 컴퓨터 인공지능,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기계학습의 한 분야인 deep learning을 활용한 새로운 보안매커니즘과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한다.

지금까지 deep learning 기술은 사진과 동영상을 인지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사이버 해킹 탐지에 이러한 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보자는 것이 회사의 아이디어이다.

즉 deep learning 기술을 사진과 동영상이 아닌 일반적인 컴퓨터 텍스트(문자)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적인 기술이라 볼 수 있다.

△deep learning을 간략히 설명하면

deep Learning 은 컴퓨터 공학의 한 분야인 Machine Learning(기계학습) 분야에서 요즈음 가장 주목받는 알고리즘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기계학습이란 것이 인간이 지식과 지능을 습득하는 과정을 본따 기계도 인간처럼 스스로 배우고 상황에 대한 인지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분야이다.

deep learning 은 인간의 뇌 구조에 영감을 받아 고안된 기계학습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으며 해당 알고리즘은 이미 20, 30년 전에 고안이 됐으나 컴퓨터 성능을 포함한 여러 환경의 부재로 최근에 와서야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구글에서 deep learning을 적용해 YouTube 영상을 컴퓨터에 학습을 시킨 후 컴퓨터가 스스로 고양이를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예시이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에서도 활발히 연구가 되고 또한 적용이 되고 있다.

△회사 운영 계획은

초기 1년은 기술개발에 집중을 하면서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된 보안 소프트웨어를 이미 보안과 관련 세계 각지에 다양한 사업 채널과 고객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펜타시큐리티시스템㈜에 제공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얼마간 보안 분야에서 검증을 마친 후 보안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필요한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같은 방식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을 생각이며 미국 등 세계 시장을 타켓으로 사업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졸업도 하기 전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외부에서 보기에 졸업을 하기 전 창업을 하게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목표로 했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즐거웠고 창조는 많은 희열을 주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TV에서 항공기 제작 업체인 에어버스사의 A380(현존하는 민간 여객기 중 가장 큰 여객기)이 조립되는 과정을 봤다.

전 세계 각지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운송되고 조립되는 과정을 보면서 굉장한 전율을 느꼈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여객기를 만드는 회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에는 비행기를 포함한 멋진 탈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물론 이 꿈은 아직도 유효하며 이는 기계공학과를 지원하려다 이러한 공정을 디자인하고 제품을 설계하는 것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인 산업공학과를 지원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언제든 창업이든 무엇이든 의미있는 것을 창작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만사를 제쳐두고 뛰어들었던 것 같다.

여러 시도와 실패를 겪으면서 창작하는 것에 재미를 더 느끼게 됐고 학교에 마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가 설립된 것도 촉매제가 됐다.

특히 약 4년동안 일했던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지인들과 공유하는 가치와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일치하면서 자연스럽게 exBrain을 만들게 됐다.

개인적으로 졸업 전·후와 창업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평소 피카소, 스티브 잡스, 프란시스 베이컨을 동경한다고 하는데

동경도 하지만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들이다.

피카소는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한 가지 해법을 알려줬다.

모사를 통해 고전화법을 어린 나이에 마스터한 피카소를 통해 결국 창의성이란 것이 특별하거나 완연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지혜의 활용으로 발현이 될 수 있음을 깨우쳤다.

예술가적 장인으로서의 기질을 가진 스티브 잡스를 통해 창작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어떠한 것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일까?', '어떠한 것이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스티브 잡스가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만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는 것은 물론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그러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경우 무엇이 '훌륭함(greatness)' 인지를 깨우치게 했다.

그의 저서 중 세상에 처음으로 귀납적 사고방식을 제시한 '신기관(New organ)'이란 책이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인류 최대의 '훌륭한' 발명품으로 나침반, 인쇄술, 화약을 꼽았다.

나침반과 인쇄술이 인류의 지식을 전달하는데 큰 기여를 했으며 인간이 가진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것을 창작하는 것이 정말 멋지고 훌륭한 일이라는 영감을 줬다.

△강소기업 1호로서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은

현재 우리나라는 서울 및 수도권에 경제권이 지나치게 몰려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경제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포항이 더욱 발전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산업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전적 혜택이 아닌 포항에 상주하게 될 사람들을 위한 매력적인 문화시설과 편의시설 등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관·산·학이 지금보다 더욱 합심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포항을 만드는데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앞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exBrain을 잘 지켜봐 주길 지역민들에게 바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