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대구 위한 권영진 시장의 동분서주한 바쁜 행보 이해하나 불법유턴은 아니지 않습니까?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그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축구에서부터 당구에 이르기까지 스포츠가 없었으면 아마 지금의 그는 없었을런지 모른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이야기다. 그만큼 권 시장은 에너지가 넘친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끓어 오르는 에너지를 스포츠로 분출하지 못했다면 아마 자신은 불량 청소년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인가 학창시절엔 어느 선생님이 '권영진이 잘못될까봐' 기도를 하기도 했단다. 고교 시절엔 학교수업을 빼 먹은 채 서울에서 열리는 모교 축구경기 응원하러 갔다가 선생님에게 들켜 교무실에서 두손을 들고 벌을 서기도 했다.

지난 6개월 권 시장은 정말 동분서주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따로 없었다.

시민과 공무원 사이 높고 두터운 벽을 허문 '현장소통시장실'을 운영하고, 시민이 정책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원탁회의'도 열었다. 삼성과 창조경제구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노사정 평화 대타협'선포로 기업 유치 기반을 확보하고 국가산단과 첨복단지 등에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희망의 대구를 걸머진 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지난해 11월 어느 날엔가 권 시장이 파마를 하고 나타났다. 파격적인 모습이다. 8만원을 주고 서울 여의도 근처 미장원에서 했다. 서울에서 그정도 가격이면 보통수준이다. 대구에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부근에 권시장이 이용하는 단골 미장원이 있다. 그 단골 미장원장은 권시장이 파마머리 하는 것을 별로 달갑잖게 여길것 같아 서울에서 했다고 한다.

공무원하면 2대8 가르마를 한 말쑥한 넥타이에 정장을 한 보수적 옷차림으로 대변된다. 공직자가 그것도 50대 나이에 파마머리를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느닷없이 파마를 한 이유를 묻자 '머리손질이 귀찮아서'라고 했다. 그가 헤어스타일을 확 바꾼 것도 결국 일 때문인 듯 했다. 매일 현장을 누비는 권 시장에게 머리손질은 성가신 일이었을 것이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패션모델도 서슴치 않았다. 시민들이 시장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의 주도하에 공직사회도 변화와 개혁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대구시 간부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더 가해야 한다. 4·5급 보직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자 서류에 도장이나 찍을게 아니라 현장을 누비고 직접 계획안을 만들어 뛰어다니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말 대구시의회 마지막 정례회. 의회가 전례없이 일정이 길어지면서 점심시간인 오전 12시를 무려 35분이나 넘긴 뒤에야 마무리됐다. 이때 의회 청사를 바쁘게 빠져 나온 권영진 시장을 태운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불법 유턴을 감행했다. 그것도 시민기자와 의원들은 물론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의회청사 앞 면전에서. 물론 그 때 전임시장과 오찬약속이 있어서 불법 U턴을 한 사정은 어느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목격한 기자는 또 다른 측면에서 당황스러웠고 기분이 이상 야릇했다. 마치 무시당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무리 약속이 급해도 그렇지. "시장님, 그래도 거기서 그러시면 안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순간 항의하고 싶었지만 시장의 차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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