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지방선거를 2개월여 남겨두고 한나라당 공천 심사가 실시되면서 예천군의 선거판은 본 선거보다도 더욱 치열하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예천군 선관위에는 지난 9일 이번 지방 선거에서 군수 출마를 위해 서장직을 사퇴하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오 모씨가 서장 재직시 고향 경로당에 노래방 기기를 기증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이어 10일에는 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모씨가 오씨의 또 다른 측근 인사로부터 50만원 정도의 돈 봉투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정씨를 전격 소환해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고향 서장으로 취임하면서 “선거로 인한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김수남 군수를 도와 고향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던 오씨가 평소 군수 출마의 의향을 묻는 측근들에게 “전혀 출마의 뜻이 없다.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고 했던 말을 뒤엎고 군수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뜻있는 지역주민들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특히 오씨를 복마전 보다 더 힘들고 난잡하다는 선거판으로 내몰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지역갈등 해소를 해 달라”는 일부 지역 인사들의 간곡한 청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본인 스스로 밝혔으나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부터 예천은 이미 오씨와 김군수측 둘로 갈라져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물론 고향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주민들의 머슴으로 봉사하겠다며 33년간 몸담았던 경찰 제복을 벗어버린 오씨의 용기는 지역 주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 출마를 위해 서장직 사퇴 선언을 하기 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군수 출마의 뜻이 전혀 없다며 주위의 소문에 노기까지 드러냈던 오씨가 스스로 밝힌 출마의 변이 명분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장 재임시 1년간의 오씨의 행적이 너무나 남달랐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서울에 두고 서장 관사에서 혼자 생활해온 오씨는 주말에도 거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을 정도로 군내 구석구석을 순시하며 심지어는 주말에 열리는 동창회 및 화수회 등 각종 모임에 참석해 ‘정말 친근한 서장님’이란 후한 평가를 얻었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률적으로 제한을 받는 경우의 사람이 아니면 어느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작금의 예천군의 현실은 심각한 인구감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농촌경제 등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어 뜻있는 군민들의 걱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 모두는 차제에 5만여 군민들과 수십만에 달하는 출향인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하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젼을 제시해 주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표를 얻기 위한 권모술수보다는 지역발전을 함께 고심하고 노력해 주길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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