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을 놓고 법정분쟁까지 벌였던 방송 3사가 결국 준결승과 결승전을 공동중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 스포츠국 책임자들은 18일 오후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WBC 중계권과 관련한 회동을 갖고 19일 열리는 준결승 한-일전과 20일 열리는 결승전을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중계하기로 합의했다.

방송 3사의 이 같은 합의는 17일 KBS가 MBCㆍSBS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S는 당초 "KBS가 WBC 중계권을 갖고 있는 만큼 준결승과 결승전은 독점중계하겠다"고 밝혔으나 MBC와 SBS가 "준결승 이후의 중계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해 결정키로 한 방송 3사간 합의를 KBS가 어겼다"며 강력 반발, 결국 법정다툼까지 비화됐었다.

이날 방송 3사의 합의에 따라 WBC 중계권을 갖고 있는 KBS는 일정액을 받고 준결승과 결승전 중계권을 MBC와 SBS에 판매하게 되며, MBC와 SBS는 KBS로부터 화면을 받아 중계방송을 하게 된다.

KBS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스포츠 중계에 관한 방송 3사의 협력 정신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WBC 준결승과 결승전 경기를 공동으로 중계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 중계와 관련한 방송 3사의 상호 협력을 반영한 이른바 '코리아 풀'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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