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기자

3일간의 전시 일정을 마치고 17일 폐막한 이번 대구국제섬유박람회(Preview In Daegu·PID)는 취재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였다.

예년에 비해 축소된 부스 규모를 반영하듯 전시장은 겨우 구색을 맞추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심지어 5층 한 부스에는 운동기구를 파는 업체가 버젓이 자리해 참관객을 모아놓고 시범 작동까지 해 보이는 웃지 못할 광경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이 때문일까.

바이어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PID 사무국이 집계한 참관객 현황에서도 개막일인 15일과 16일 전시회를 다녀간 바이어는 각각 2천914명과 3천76명으로 지난해 행사 첫날 3천874명, 둘째 날 3천756명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사무국은 “구매율이 높은 바이어를 중심으로 선별 유치하다보니 다소 줄긴 했지만 상담은 오히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좋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시장에서 만난 업계의 평가는 판이했다.

1회부터 금년 5회까지 해마다 참가했다는 지역의 한 섬유 업체는 “갈수록 바이어가 줄고 있는 데다 구매력 있는 바이어는 더 볼 수 가 없다”며 혀를 찼다.

매년 대규모 부스를 참여해 온 또 다른 업체는 “지금까지 전시회 중 가장 나쁘다”면서 “이런 상태로는 앞으로 참가하기가 곤란할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PID 조직위는 작년 박람회 후 ‘내실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해마다 10억 원 이상 투입됐던 시비를 줄여나가는 대신 민자를 확대해 자립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예산을 보조받는 지금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박람회가 제대로 열릴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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