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길 따라 운제성모 만나러 간다

일반적인 산과는 달리 여신(女神)이 관장하고 있다는 운제산은 포항시 대송면 산여리에 자리하고 있는 높이가 481m에 불과한 야트막한 산이다.

토함산 북녘줄기가 추령을 넘어 황룡사지가 자리한 664봉과 시루봉(503.4m)으로 연결되어 솟구치고 동녘으로 충절의 상징마을 문충리(文忠里)·(文忠:정몽주의 시호(諡號))를 만든후 영일만으로 여맥(余脈)을 내린 역사와 전설이 흥건한 유서깊은 옛 연일현(延日懸)의 진산이다.

이 산에는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원효암(元曉庵)과 자장암(慈藏庵)을 짓고 헤공선사(惠空禪師)와 수도하면서 두 암자가 있는 계곡사이에 구름사다리를 놓고 건너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신라 2대 남해왕비(南解王妃)였던 운제부인(雲帝夫人)의 성모단(聖母壇)이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는 두가지 설이 있다.

포항 시내에서 산의 접근이 쉽고, 북쪽 능선의 헬기장에서 남쪽 대왕암까지 이어지는 약 2.3km의 부드러운 능선길과 하산후에는 땀을 씻어 낼 수 있는 중탄산나트륨 자연온천까지 있어서 지역민들이 부담없이 즐겨찾는 산이다.

산행 들머리는 대송면(大松面)의 상징 소나무들이 있는 온천주차장 약 500m 안쪽에 보이는 안떼골 마을끝에 등산객들을 관리하는 초소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1.6 km 거리에 있는 능선 헬기장에 닿게되는 길이고, 초소앞에서 왼쪽 다리를 건너 대각지(大覺池) 방면으로 오르는 길은 중간쯤에서 오어재 방면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서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이다.

오어사(吾魚寺)에서 자장암(慈藏庵)으로 올라가는 초입부터 가파른 길은 자장암에서 숨을 고르며 운제산 경치의 백미인 절경들을 감상하고 뒤쪽으로 나오면 건덕동(온천 진입로 전방 1km)에서 산여리로 들어가는 좁은 차도(오어재)를 만나는데 길건너편 산여농장 위쪽에 난 등산로를 따라가면 대각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가파르지만 짧은 등산코스로는 자동차로 산여리의 이사구점에서 암시밭골로 200m 정도 들어가 외딴집 같은 운제사(설선암)에 주차하고 앞의 계곡을 건너면 가파르게 대왕암으로 바로 치솟는 등산로가 있다.

그 외에 홍계리의 용암사에서 진입하는 홍계폭포가 있는 계곡도 더러 소개를 하는데 폭우로 계곡의 등산로들이 소실되어 버렸고, 폭포를 지나 성불암이 있는 절골쪽으로 나가서 올라가는 길은 대각온천에서 오르는 길과 능선의 헬기장 250m 정도 아래쪽에서 만나게 되는데 등산로가 좋기는 하지만, 홍계나 절골에 자동차 진입이 수월하지 않고 절골에서 산행들머리 찾기가 쉽지도 않아서 이용객이 거의 없다. 차라리 지금은 홍계리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방화선같이 닦아 놓은 넓은 능선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능선 중간쯤(459봉 700m 전방)에서 운제산 북서쪽 약 650m 지점에 있는 447봉으로 연결되는 진입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왕암에서도 고도를 느끼기에 충분하여 시원하지만, 운제산 정상에는 시루봉 능선들이 파노라마 같이 이어지고 영일만과 포항시가지, 그리고 철강공단이 훤히 내려다 보여서 전망이 좋으며 산불을 감시하는 초소가 세워져 있다. 곧 건조기인 산불예방기간(11월15일~5월15일)이 되면 산행시에 불조심을 각별히 하여 수백년이 걸린 아름다운 자연재산을 일순간에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산행을 해야겠다.

■ 산행코스

▶제1,2 코스(대각온천 왕복): 온천주차장 →초소 →절골 갈림길 →헬리포트 →(시루봉~사라재 능선 방향)갈림길(447봉) →정상 →(대왕암 왕복) →대각지 방면 하산(약 7 km 4시간 소요): △제2 코스: 초소에서 대각지로 올라 반대로 하산해도 동일함

▶제3 코스(오어사 왕복): 오어사 주차장 →자장암(오어재) →산여농장(자동차 도로) →대각지 방면 갈림길→정상 →(대왕암 왕복)→오어사로 회귀(약 6 km 3시간 소요)

△제3-1 코스(오어재 왕복): 오어재(산여농장)에서 주차하고 왕복하면 오어재와 오어사의 거리가 제외(약 400m)되어 약 5.6 km 2시간 30분 소요)

▶제4 코스(운제사 왕복): 이사구점(운제사) 주차장 →삼송지 →대왕암 →정상 →대왕암 →삼송지 →운제사로 회귀(약 3.5 km 2시간 30분 소요)

■ 교통편

자가용은 포항에서 연일대교를 지나 가거나, 형산대교를 거쳐 철강공단 방면으로 가다가 대송면 소재지인 신기동을 거쳐 송동에서 대각온천으로 들어간다. 송동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500번(1,150원)과 160번(950원)을 이용하면 되고, 송동에서 온천은 약 3k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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