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걸 참 싫어하는 사람이잖아요.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기를 보러 올 때마다 이상하게 잘 됩니다. 더 자주 보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림같은 프리킥 하나로 팀을 3연패 위기에서 구해낸 이천수(24.울산 현대)가 "힘들지만 아드보카트 감독 때문에 쉴 수도 없다"고 장난 섞어 농담을 하다가도 "독일 월드컵에는 반드시 나가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이천수는 2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45분 '전매특허'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켜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패색이 짙던 경기 종료 직전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차 상대 골문 오른쪽 상단에 그대로 꽂아넣었다. 시즌 첫 골.

2연패를 당했던 울산을 나락에서 구해낸 골이자 2005년 7월부터 18경기 무승(5무13패) 행진을 이어왔던 부산으로부터 모처럼 승리 기회를 앗아간 골이었다.

이천수는 경기 후 "요즘 프리킥 골이 잘 안 터져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팀이 지고 있을 때 골을 성공시켜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있어 계속 치료를 하고 있다. 킥을 할 때마다 균형이 안 맞아 신경이 많이 쓰이고 짜증도 났다"면서 "먼 거리였기 때문에 최성국에게 연결을 할까 아니면 직접 찰까 하다가 마음을 비우고 때린 게 골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관전한 데 대해 "대표팀 전지훈련 때도 감독에게 잘 보이려고 열심히 했다"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기를 보러 올 때마다 잘 풀린다. 더 많이 보러왔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표팀 주전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대표팀 후배 박주영(FC서울)이 2골을 터트린 데 대해서는 "함께 골을 넣게 돼 기쁘다. 대표팀이든 K-리그든 어느 자리에서건 열심히 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소속 팀에서 자리를 못 잡고 있는 일부 유럽파들에게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을 의식한 듯 "감독이 쉬는 걸 참 싫어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대표팀 전훈 이후 계속되는 경기로 사실 힘들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도 활약하고 싶고 팀으로서도 중요한 경기가 이어져 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악바리'다운 근성을 변함없이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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