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FM ‘아침의 연인’최장수 DJ 유열

“하루 하루가 쌓여 2천500일이 됐다는 것을 생각하니 방송에 임하는 자세가 더 진지해지더군요. 이제는 마이크 앞에 앉아도 마음이 편해요. 갈수록 젊어진다는 느낌도 들구요·”
KBS 2FM(89.1㎒)‘유열의 음악앨범’(매일 오전 9~11시)이 오는 4일로 2천500회를 맞는다. KBS 2FM의 최장수 프로그램.
지난 94년 10월 1일 방송을 시작한 ‘아침의 연인’ 유열(40)은 햇수로 8년째 이 프로를 맡아 KBS 2FM의 최장수 DJ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유열이 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던지는 멘트인 ‘아침의 연인’은 방송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한 청취자가 지어준 것이다.
차분한 목소리로 삶과 음악에 대해 진솔하게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진행방식은 아침 시간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많은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다.
유열은 이 프로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양한 음악을 편식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가장 ‘FM다운 FM 프로그램’.
‘이두헌의 음악세상’,‘일요일이 좋다, 재즈가 좋다’ 등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너이며, 무엇보다 월드뮤직 특집을 자주 내보낸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프로의 DJ로서 그가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도 녹음방송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었다. 지난 97년 음반제작차 미국에 가야했던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미리 녹음을하고 떠났는데 그 기간에 KAL기 괌추락 참사가 발생한 것. 자연히 방송에서는 참사에 대해 한마디의 애통함도 표현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은 그에게 청취자와 함께 하는 생방송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유열이 이 방송을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있게 느끼는 것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는 데이브 그루신, 리 릿나워, 앙드레 가뇽, 사라 브라이트만 등의 외국 뮤지션을 비롯, 성악가 조수미, 신영옥, 영화배우 설경구, 유오성 등을 가장 인상깊은 게스트로 꼽았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훗날 문화인들을 게스트로 초청하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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