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토마임 극단 ‘클라운’

판토마임은 연기자의 움직임만으로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사물과 상황을 마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환상적인 예술장르다. 판토마임은 연극의 한 갈래이긴 하지만 언어를 철저히 배제하며 소도구나 소품, 무대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마임의 뿌리는 3천년 전 고대 그리스시대 디오니소스축제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68년 서독의 마임이스트 롤프 샤레의 내한공연으로 처음 소개됐지만 소수의 마임이스트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적은 마임이스트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판토마임극단 ‘클라운(Clown)’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릿광대, 이 극단은 피에로란 뜻의 ‘클라운’이란 말에서 유래된 클라운마임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 클라운마임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광대의 장점과 마임의 환상적인 신체적 테크닉이 협쳐져서 만들어진 하나의 마임장르다.
모든 문화가 중앙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극단 ‘클라운’은 클라운마임이라는 독특한 예술로 문화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을 울리고 웃긴다. ‘클라운’의 광대들은 공연도중 객석 사이로 뛰어들어 물을 뿌리기도 하고, 커다란 잠자리채를 관객의 머리에 덮어씌워 폭소를 자아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클라운’이 창단된 것은 지난 91년. 판토마임선교극단 ‘사608’이라는 이름으로 출발, 지금까지 1천여회의 공연을 해왔다.
이들이 서는 무대는 극장만이 아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둔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후미진 거리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복지관, 재활원,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외로운 사람이 있는 어디든지 간다.
이처럼 10년동안 지역 마임세계를 지켜온 극단 ‘클라운’ 뒤에는 지난 83년부터 판토마임에 빠져 외길을 걷고 있는 ‘공포의 빨간바지’ 박창룡 대표(39·대경대 겸임교수)가 있다. 박씨는 노병호, 황지숙, 이철수, 배혜경, 이상임 등 마임이스트들을 이끌고 전국성극제 우수상 수상, 대전엑스포 스트리트퍼포먼스 공연, 헤럴드연극제 본선진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연 등 큼직큼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대표는 “현재 20여개의 레퍼토리를 갖고 있지만 보통 관객의 연령층과 공연여건에 맞춰 옴니버스형식으로 2∼5개의 레퍼토리로 공연하고 있다”면서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중소도시나 군지역 등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환상의 예술장르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문의 (053)254-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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