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여성계, 지방선거 준비 박차

지방자치시대가 되자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에따라 많은 여성단체들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증진을 주요한 운동과제로 삼게 됐지만 아직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제16대 국회의원 273명 중에서 여성의원은 겨우 16명, 5.9%, 경북도의회 여성의원은 비례대표만 3명, 시군의회의 경우 겨우 1명만이 여성의원인 실정. 정치참여 면에서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선거를 앞둔 여성계의 각오는 각별하다. 올 한해동안 여성정치관련 단체 뿐 아니라 여성운동단체들이 대거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여성계에서는 여성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는 여성국회의원과 미래 여성정치인이 될 수 있는 초등교 여학생의 만남을 주선, 정치체험학교를 통한 여성정치인 육성에 나섰다.
여성정치인 육성을 위해 여성부도 전국의 10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 여대생캠프를 여성정치 리더십개발을 주제로 실시하고 있다.
경북 여대생캠프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과 공동으로 내달 20∼21일 영남대국제관에서, 대구 여대생캠프는 계명대 사회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내달 28∼29일 청도군 비슬문화촌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의 내용에 여성의 정치리더십개발, 모의국회, 여성지도자와의 대화, 의사진행방법과 토론기술 등을 포함, 여대생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예비여성정치인력을 양성하고, 여대생들이 각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지도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사단법인 포항여성회가 오는 9월 개교할 예정인 여성정치학교는 경북·대구지역 최초로 마련되는 선거 실전을 대비한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성부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여성정치학교는 여성정치의식 제고를 위해 마련됐던 기존의 정치 관련 교육프로그램과 달리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예비정치인을 참여시켜 공약 개발하기와 선거·홍보전략 짜기, 유세법 등 정치인이 되기 위한 훈련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따라서 강사진은 이미경 국회의원, 홍미영 인천시의회 의원 등 현직 여성정치인을 위주로 구성할 방침이다.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운영하는 ‘2002 지방자치: 여성의 힘으로!’교육 역시 여성 출마자를 대상으로 하는 훈련프로그램.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여성후보자들이 홀로 감당해야 했던 부담을 함께 나누며 체계적으로 선거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게 하는 알찬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승주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여성단체들이 여성정치 지망생들을 모집하고 교육하여 여성정치지도자 인력뱅크를 만들고 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실전을 대비한 정치교육, 선거기법, 정치이슈 개발에 대한 후보자 교육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지역의 여성단체도 지역의 여성인재를 발굴해 이들 후보자를 발굴하는 사업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계에서는 여성정치 참여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성후보 발굴과 당선 못지 않게 유권자교육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정치문화연구소, 유권자연맹, 정치연맹, 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여성단체들이 유권자아카데미 등 프로그램을 병행해 운영하는 이유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유권자들의 올바른 의식은 여성정치세력화와 올바른 정치풍토 조성을 위한 선결과제라는 데 있다.
이밖에도 지난 7월부터 여성주간을 맞아 여성단체들이 잇따라 정치참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 여성 정치참여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미래여성회가 ‘이제는 여성이 나선다, 정치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고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오는 9월21∼22일 갖는 영남권수련회에서 ‘여성이 주민자치의 새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여성계의 정치참여확대를 향한 행보는 올 하반기 가속화돼 내년 선거를 통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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