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진작가 안성용씨(35)가 두번째 개인전 ‘초곡리’연작전을 29일부터 오는 2일까지 포항대백갤러리에서 갖고 있다.
‘초곡리’전은 나환자들이 살다 떠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성당에서 촬영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초곡리 연작에는 나환자들의 흔적을 포착한 사진과 알몸으로 나환자의 세계에 들어간 자신의 모습을 셀프카메라로 포착한 사진들이 포함돼 있다.
부서진 풍금, 우뚝 솟은 종루, 그로테스크한 격자무늬 천정 등 안씨의 사진적 기제들은 퇴락한 몽환의 마을 초곡리의 쓸쓸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때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을 그곳에는 웅얼거리는 나환자들의 기도소리도, 일그러진 천형의 육신도 남아있지 않지만 안씨는 황량한 성당에 발가벗고 들어가 그들의 세계로 젖어들어간다.
김갑수 화가(포항예술문화연구소 소장)는 “초곡리 마을 연작에서 보여주는 안성용의 공간개념은 사물들만이 차지하는 빈 공간 내부가 아니라 일련의 관계들 속의 공간이다”라면서 “지나간 나환자촌의 삶의 한 부분을 현실공간으로 끌어내는 그의 탁월한 사진문법은 재현위주의 메카닉한 사진의 경직성을 보기좋게 뛰어넘는다”고 평했다.
안씨는 “나환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 세계에 뛰어들고픈 욕망을 채워보고 싶었고 그들의 삶에 더 깊이 스며들기 위해 흔들기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사진 대상과 사진, 자신 사이의 상호커뮤니케이션에 관해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는 안씨는 ‘과학과 예술의 만남전’, ‘밀레니엄 아트페스티벌’, ‘젊은 사진가전’, ‘터- 시간의 변주’ 등 기획전을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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