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보이지 않는 어두운 현실

IMF 경제식민통치의 사슬로부터 국가경제주권을 회복한 날, 4년전의 그 처연함과 절망을 회고하면, 응당 국민적 축제 분위기여야 했는데, 오히려 깊은 시름, 집단 우울증의 사회 현실인 듯하다.
8·15민족통일 대축전 행사후 더욱 깊어지는 국론분열/ 언론 개혁을 보는 양극화 시각 /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의료대란 / 교육이민 증가가 반증하는 파행적 교육현실 / 옛정권보다 높은 총체적 부패지수의 구조악 / ‘비트’, ‘주유소습격사건’, 친구, ‘신라의 달밤’ 영화에 열광하는 신드롬” /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 성매매(원조교제)로 대변되는 소돔성같은 패륜적 사회 병리 현상들 / 항공 안전 2등급국가 전락 수치가 상징처럼 보여주는 불안하고 불투명한 경제전망 / 집단 이기주의의 기승으로 인한 공동체 윤리부재 / 제대로 개혁되는 것 없이 민을 짜증스럽게만 하는 무기력한 정부 / 이 같은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대안과 실천 능력이 보이지 않아 믿음이 가지 않는 여야 정치인들의 모습, 참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두움의 현실이라면 너무 자학인가?
이토록 집단히스테리에 걸릴 정도로 사회가 썰렁해지는 동안 세상의 빛, 목탁이 되어야 하는 이 땅의 종교인들은 무엇을 했나 반성케 된다. 특히 30%를 웃도는 이 땅의 기독교 크리스찬들, 세계교회가 경탄하는 엄청난 교회 성장, 교회마다 가득한 신앙열기, 청와대 국회를 비롯하여 각계 각층 지도급 인사들의 기독교인 분포가 50%에 육박한다는 긍지, 그 만큼 이 땅에 기독교적, 성서적, 가치규범과 윤리성이 세워지고 있는지, 도대체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의 문제, 더불어 사는 삶의 건강함, 분단극복의 통일과제에 기독교는 제할 본분을 바르게 다 하고 있는지 힘든 역사를 속량하기 보다는 제몸하나 추수리기 벅찬 공룡, 머리털 잘린 삼손, 맛을 잃은 소금, 꺼저버린 등불이 아닌가? 하는 회오와 자책이 깊다.
회개와 반성이 있으면 대안의 소리도 반드시 있는 법.
한국교회 이제는 새롭게 되고 달라져야 한다는 외침이 곳곳에서 드높다. 성찰과 다짐의 핵심은 교회 분열에서 一致를 향한 참된 코이노니아와, 물량주의, 기복주의, 세속주의의 빗나간 신앙과 삶에서 나눔과 섬김을 향한 디아코니아 사역의 수행과 反-知·性 脫- 歷史의 폐쇄성에서 生命과 相生을 위한 열린 치유 공동체의 거듭남으로 집약된다.
우리안에 모순이 많기에 어느 때보다도 更新과 一致를 향한 영성의 갈망 또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깨어있는 1∼20%가 9∼80%를 견인한다는 주장은 사실 성서의 논리다. 소돔의 멸망을 막을 의인 10명을 찾는 아브라함 이야기, 이스라엘 공동체의 파멸을 막는 파수꾼의 사명, 예루살렘성에 진실과 공의를 찾는 한사람이 있다면 이 도성을 멸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두렵고 떨림으로 받고 떨쳐 일어서는 이 땅의 크리스찬 10%만 있어도 이들, 새순, 그루터기로 인하여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예수님 때문에 自己의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자신을 비우고, 사랑으로 울고, 부드러움을 갖추고, 긍휼의 심정, 깨끗한 마음, 평화를 위한 노력, 옮음을 추구하고, 그 올곧은 삶 때문에 오는 시련을 넉넉히 이기는 자기 희생을 각오한다면 天國은 반드시 이 땅에 이루어지리라 (마태복음 5:1-8, 八福)
포항 전체 인구의 11%가 크리스찬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들중 10%만 이라도 天國市民의 자질을 갖추고 바로 설 수 있다면, 예수님 때문에 정말 이렇게 살 수 있다면 포항천국은 이루어 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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