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통로주차로 이웃 불편

너무 더워 잠 이루기가 힘든 열대야도 언제였냐 싶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지기도 하는 자연의 순리는 인간의 능력을 깨우쳐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려는 이때 우리의 생각도 바뀌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주 평범한 어쩌면 극히 사소한 일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오늘은 하고픈 마음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만의 이야기이기를 바라지만 과연 그럴런지 하는 생각이 없지도 않습니다. 요사이 어느 아파트나 주차문제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주차선이 그려진 곳만이 아니라 통로에까지 주차할 수밖에 없어 딴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것도 주민 모두의 어쩔 수 없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차선이 그어진 곳이 비어있는데도 하루 종일 통로에 세워두는 바람에 주차해 있던 차가 나가기 위해 밀고 당기고 하는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또 출입구 뒤편이 텅 비어 있는데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앞쪽에 소위 이중주차를 꼭 해야 되는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남을 배려한다는 마음이 아니더라도 공동주택에서 살아가는 기본만이라도 지킨다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또 곳곳에 세워진 많은 차들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양 옆 문짝에 찍힌 흔적이 있는 차가 그렇지 않은 차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많습니다. 타고 내릴 때 조금만 주의하면 남의 재물에 그런 손상을 입히지도 않을텐데 말입니다.
더욱이 그런 손상을 입힌 순간 본인은 분명 알텐데 미안한 생각을 가지는지 그것마저 궁금합니다. 말썽나면 고쳐주면 된다는 생각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자동차의 성능과 아무런 관계도 없고 뭐 그런 것 가지고 문제삼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과연 아무도 보지 않는 공공시설물을 소중히 여기며 아끼고 조심스레 사용할까하는 생각을 하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위의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네들 이야기라고 치더라도 언론을 통해 많은 국민이 알게 되고 얼마간의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는 사회지도층, 특히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정치를 모르긴 합니다만 무릇 정치란 국민이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정치인들의 말은 무성하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이나 해법을 제시하는 경우는 과문한 탓인지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을수록 정책제시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검증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것도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몸을 조금 다칠 수 있는 싸움터에도 나갈 수 없는 사람이 과연 목숨을 바쳐야 할 큰 싸움터에 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혹이 듭니다. 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작은 전쟁에 뛰어들어 다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항변도 있겠지만, 여러 곳의 작은 개울물도 한 곳으로 모이면 홍수가 날 수 있는 법입니다.
성실히 살고 순리에 따르려는 이 땅의 30, 40대가 이민을 생각하고, 성실히 살려는 우리 이웃이 고통을 받고 불편을 느낀다면 분명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기본에 충실하고 무엇이 순리일까를 한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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