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공장 방문은 취소..멕시코 방문 등 현장경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2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그의 출국이 예정돼 있었으며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및 조지아주의 기아차 공장부지 예정지를 방문하고 현지 판매를 점검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이 같은 설명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도피성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실제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뒤 그의 행적은 묘연해졌고 당초 방문한다던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 공장 예정지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일부 일정을 변경하긴 했지만 미국에서 활발한 현장경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 미국 현지 판매법인을 방문해 현지 판매동향을 점검하고 기아차 캘리포니아 디자인연구소 신축현장도 찾았다.

또한 멕시코 티후아나에 위치한 현대 트랜스리드 공장을 방문해 자동변속기 라인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몽구 회장은 로스앤젤레스 판매법인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 출장기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 판매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현장을 돌아보는 등 충분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이 연기되면서 조지아주 공장 예정지와 인근에 있는 앨라배마 공장은 방문하는 대신 멕시코 공장을 찾는 등 일부 일정이 변경됐지만 현지에서 활발한 현장경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처럼 현장 경영 활동을 하는 틈틈이 검찰 수사 진행 상황과 언론 보도를 보고 받으면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과 국내언론의 특파원을 따돌리기 위해 일반적인 출장때 홍보팀에서 직접 팩스로 보내던 신문 스크랩도 비서실을 통해 보낸 뒤 인편으로 정 회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막판까지 귀국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출장중에도 검찰이 소환방침까지 천명하는 등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자 더 이상 해외에 머물러봤자 오히려 검찰을 자극, 수사강도만 높일 것이라고 판단과 함께 귀국을 늦출 적당한 명분도 없어 6일 저녁 검찰에 귀국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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