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황폐화 가속

이달부터 동해안에 오징어 어군이 회유하며 최대 성어기를 맞고 있으나 수년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고래떼가 어민들의 오징어 조업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한시적인 고래포획 허용 등 조업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22일 구룡포근해채낚기기선주협회(회장 최상용)에 따르면 포항과 구룡포 지역에는 크고 작은 오징어 채낚기선들이 성어기를 맞아 하루 100여척이 출어하고 있으나 고래떼의 습격을 받아 조업을 못하고 되돌아오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
이는 고래자원이 불어나면서 해양생태계에 먹이사슬구조 붕괴라는 중대한 사태가 초래되고 있기 때문.
해양생물학적으로 오징어와 꽁치는 크릴새우를, 고래는 오징어와 꽁치를 잡아먹는 먹이사슬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고래가 동해안 어민들의 가장 주된 어업소득인 오징어와 꽁치를 마구잡아 먹고 있어 어장 황폐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오징어와 꽁치는 떼를 지어 회유하는 어종으로 어군을 한곳에 모은 뒤 낚시나 그물로 잡는 조업방법이 이용된다.
하지만 어민들이 어렵사리 이들 고기를 집어해 놓지만 천적인 고래떼가 급습하면 자연히 어군이 모두 흩어져 버려 조업을 망치게 된다.
오징어 채낚기 선주인 이모씨(42·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는 “야간에 집어등을 켜 오징어를 모아 놓고 조업을 하는 동안 돌고래떼가 불빛을 보고 달려들어 조업을 망쳐 놓기 일쑤다”고 전했다.
최상용 근해채낚기선주협회장은 “해양수산부 등 관계당국은 동해안의 고래의 먹이량과 개채수 증가에 따른 생태계변화 및 어업피해 조사를 벌여야 하며 어민생계보호 및 생태계보존차원에서 고래포획 금지 전면 해제 또는 오징어 성어기만이라도 포획을 허용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연안 그물에 걸려죽은 것으로 신고된 고래가 지난 99년 93마리, 지난해 95마리 올들어 현재까지 112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는 고래떼가 이미 연안가까이까지 접근할 정도로 개체수가 급증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고래자원보호를 위해 지난 86년 1월 1일부터 전세계적으로 고래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