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과 디지털’
얼핏 들으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포철의 PI가동 시험대가 합격점을 받은데는 이 두 단어가 묘한 조화를 이뤄 시너지효과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철이 수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 해 온 PI와 최고경영자의 디지털마인드야 말로 포철을 당당하게 초일류기업으로 자리잡게 한 원동력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사내 PI( 업무혁신) ‘포스피아’는 포철 디지털 경영의 핵심으로.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전산망을 인터넷으로 통합, ERP(전사적 자원관리) 중심의 통합망으로 만든 것이다.
유상부회장의 앞선 경영수완은 사실 오랜 경험과 연구에 의해 연마됐다. 유 회장은 취임 후인 지난 99년부터 PI를 외쳐왔다. 삼성저팬 사장 시절 PI로 엄청난 성과를 보면서 포철에 돌아오자마자 PI를 시작한 것이다. PI 도입을 위해 포철이 투입한 예산은 2년 반 동안 2천억원.
지난 7월, 포철인들이 ‘빅뱅’으로 부르는 PI에 전면 돌입한 후 4개월이 지나면서 가시적인 성과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각 부서 데이터가 통합전산망으로 공유되면서 실시간 취합은 물론 분석도 가능하다. 한달 예산을 편성하려면 종전에는 일주일 이 걸렸지만 포스피아 가동 이후 단 하루로 줄었다.
속도 못지않게 기업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RP 특성상 처음 입력된 데이터를 중간에서 고치면 에러가 나게 돼 있다.
포철은 원료와 자재 입찰도 포스피아를 활용한다. 입찰참여 업체수가 300개에서 1천500개로 늘어나면서 제품 1t 당 구매비용도 3만원 가량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PI 가동으로 거두는 성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올 한해에만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3년간 추가로 3천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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