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처장 검찰 자진 출두 안팎

박준영 전 국정홍보처장이 11일 검찰에 전격적으로 자진 출두함으로써 검찰의 윤태식씨 로비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전·현직 청와대 공보수석실 직원 2명을 이날 조사한 뒤 박 전 처장의 소환시기를 검토할 계획이었지만, 박 전 처장은 “한시라도 빨리 검찰조사를 받아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자진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을 상대로 윤씨를 만나게 된 경위와 주식 또는 금품로비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2000년 5월 청와대 만찬에서 박 전 처장과 인사를 나눈 뒤 공보수석실로 불쑥 찾아왔다는 박 전 처장과 윤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두사람이 서로 알게 된 경위를 캐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처장이 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 국무조정실 등에서 패스21의 기술시연회를 열 수 있도록 주선하는 등 사실상 윤씨 사업을 도와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박 전 처장을 상대로 그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은 “윤씨가 어려움 속에서 자수성가한 벤처사업가로 알고 호감을 갖게 됐으며, 지문인식기술로 건강보험 재정적자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관련 부처에 소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이 윤씨의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주식이나 현금 등 금품로비를 받았는지 여부를 캐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윤씨가 2000년 1월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 행사 때 전직 청와대전속 카메라맨 김모씨에게 접근, “돈을 많이 벌었으니 사회를 위해 쓰고 싶다. 박준영 공보수석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김씨는 당시 박 수석의 보좌관 정모씨에게 이런 얘기를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같은해 7월 윤씨가 희귀병 환자를 위해 1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것을 계기로 박 전 처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처장이 차명으로 패스21 주식을 보유했는지와 윤씨와금품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이 윤씨에게 모 여직원의 취직을 부탁한 경위를 캐는 한편 박전 처장이 윤씨에게 취직을 부탁하고 윤씨를 도와준 것은 아닌지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이 금품을 받거나 취직을 부탁하는 대가로 윤씨가 정부부처에서 기술시연회를 열고 김원길 복지부장관 등을 만나도록 다리를 놓는 등 사업을 적극 지원한 사실이 확인되면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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