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지풍(草上之風)이면 필언(必偃)이라’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으니 ‘풀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기울어질 것이다’
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사상이 설파된 논어 안연편에는 군자의 인(仁)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구미시청 주변에서는 일부 공직자들의 인의(仁義)가 크게 부족, 백성을 다스려야 할 군자 스스로가 ‘초상지풍’이 되기보다 풍상지초(風上之草)격이란 말들이 오가고 있다.
김관용 구미시장이 올초 무소속 상태에서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전까지만해도 일부 실국장들은 시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까’를 놓고 저울질에 급급했다.
상대적으로 김 시장은 당시 사석에서 “외롭다”란 말을 자주했다. 그러나 사무관에서부터 하급직까지 대규모 인사가 예정돼 있는 최근 구미시청내 하급직원들 사이에서는 “시장이 외로울때 거들떠보지도 않던 일부 간부들이 극기복례로 자신을 정진하기는 커녕, 온갖 오만만 자랑하고 있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자신만이 승진 자격이 있다며 심지어는 외부인사까지 끌어들이는 관료사회의 오랜 병폐인 인사줄대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소인배들을 바람의 덕으로 다스려야 할 군자의 덕목은 뒷전인 채 제 잘난 공치사만 하고 있기에 하급직원들이 일손을 잡지못하고 있다.
김 시장이 ‘외롭다’란 말을 사적에서 자주 뱉은 이유가 자신의 정치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나이만 먹고 덕을 베푸는데는 인색한’ 간부공무원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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