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무관심 속 두달동안 2만원으로 연명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던 40대 이혼녀가 주위의 무관심 속에 굶주려 오다 숨진 것으로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의 부촌으로 알려진 수성구 지역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 복지행정을 무색케 하고 있다.
3일 오후 2시40분께 수성구 범물동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원모씨(41·여)가 숨져 있는 것을 딸(12·초등학교 4년)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원씨가 살고 있던 12평 남짓한 아파트에는 냉장고에 쌀과 물 등 먹을 것이 전혀 없었으며, 딸은 경찰에서 “지난 몇일동안 물만 먹고 살았다”고 진술했다.
이들 모녀는 관리비 체납으로 도시가스와 상수도 공급이 끊겨 냉방에서 겨울을 지냈으며, 원씨는 인근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와 식수문제를 해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원씨는 함께 살던 일본인과 지난 97년 헤어진 뒤부터 정신 이상증세를 보여 시골에 있는 친정에서 지내다 2년간 비워두었던 이 아파트에 지난해 12월초 다시 돌아 왔으나 행불세대로 분류돼 가스 및 수도공급이 중단된 상태였다.
딸은 “엄마와 함께 지난 두달 동안 2만원으로 살았다”며 “보리죽을 쒀 조금씩 먹다가 나중에는 엄마가 길어온 약수로 끼니를 때웠다”고 말했다. 두 모녀는 저소득층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수급도 본인과 주변에서 신청을 않아 대상에 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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