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비를 모금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전 밤 늦은 시간에 통장이 찾아와 적십자회비를 내놓으라고 했다. 영수증도 끊어주지 않으며 회비 4천원을 낸 마을 사람의 이름 옆에 그저 동그라미만 치고는 잰걸음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매년 적십자회비를 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반인들은 이 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얼마가 걷어져서 얼마나 사용되는지 등 수입과 지출사항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뜻 돈을 내기가 꺼려진다.
그냥 막연하게 좋은 일에 사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용처를 알지 못하고 있다. 또 통장이 일일이 각 가정을 방문해 돈을 받아가지만 적십자회비 모금 기간이 끝나고 나면 전체 가구가 다 낸 것이 아니라 70~80%만 걷어졌다는 것을 알게된다.
강제적으로 적십자회비를 걷을 수 없다면 이처럼 주먹구구식의 모금은 다시한 번 생각해 볼 문제라 생각된다.
지난해까지 적십자회비를 2천원씩 낸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올해는 불쑥 4천원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100%나 인상된 것이었다.
전국 가정에서 4천원씩을 걷는다면 엄청난 돈일 것인데 이처럼 음성적으로 걷어지고 있으니 불쾌한 마음이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공적인 돈들이 국민들의 뜻과 다르게 사용된 예가 많아서 적십자회비를 내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적십자회비를 지금처럼 주먹구구로 걷을 것이 아니라 정부가 세금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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