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기초질서 의식 실종…국제망신 우려

대구시민들의 질서의식은 아직도 바닥을 맴돌고 있다.
특히 월드컵등 국제행사를 앞둔 대구지역에는 연일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해 언론매체와 수만장의 홍보전단을 통해 성숙된 시민의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도덕성과 질서의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중동 도로가.
일부 얌체족이 버린 쓰레기 봉지가 산처럼 쌓여있고 인도에는 담배꽁초, 침, 껌 등이 거리의 무법자인양 마구 흩어져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시내 도로 곳곳에는 주민들의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노란띠(무단횡단 방지띠)가 대로에 버젓이 자리잡아 시민들의 질서의식 실종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세계인을 초청해 경기를 치러야 할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이미 바깥 화장실 2군데에 비치해 놓은 화장지와 그림 액자가 도난당한데 이어 경기장 주변과 주차장은 초보운전자의 차량 운전연습장으로 변해 인근 가로등과 가로수가 훼손을 입는 등 몸쌀을 앓고 있다.
또한 경기장 외부에 전시한 여자누드 청동상을 비롯, 8점의 조각품은 시민들의 손길로 손때가 묻어 칠이 벗겨져 관리사무소가 수시로 보수를 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아예 조각품 주위에 줄을 쳐놓고 있다.
청결이 생명인 공중화장실은 문을 열자 불쾌한 냄새와 함께 지저분한 변기가 손님을 맞이하고, 이용객이 마구 버린 휴지가 바람에 흩날렸다.
이처럼 대구의 실상은 한마디로 한심하며, 가장 기본적인 질서와 도덕성은 간곳이 없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한해 기초질서 위반(오물투기, 자연훼손, 새치기, 음주소란 등)사범을 단속, 37만1천188건을 적발해 이가운데 14만350건을 통고 처분하고, 1천394명을 즉심에 회부했다.
시민 이모씨(54·수성구 지산동)는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 쓰레기 등으로 도시 전체가 멍들고 있다”며 “여기가 월드컵을 치루는 도시인지 과연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 나모씨(39·북구 읍내동)는“월드컵의 성공은 대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쳐 나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며 시민들의 질서의식 실종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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