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기상이변으로 몸살

올해로 우리는 열 번째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였다. UN에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없어서 안되는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물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하여 1992년 제47차 총회에서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했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물은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물로 인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강우량은 인구밀도가 높아 세계평균 2만2천96㎥의 12%에 해당하는 2천705㎥밖에 되지 않는다. UN에서는 이미 1990년부터 우리 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였다. 더구나 연간강수량의 70%정도가 여름에 집중되어 농사는 물론, 국가산업 전반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하천은 그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많은 비가 내려도 짧은 시간에 바다로 유출되어 가뭄에는 대부분의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마는 열악한 상황이다. 따라서 홍수기에는 물을 확보하면서 한편으로는 홍수를 조절하고 비홍수기에는 확보된 물을 지역적으로 고르게 배분해야 하는 세 가지 어려운 일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근래 이를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 댐건설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진행중인 지구온난화현상 등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일련의 원인이 되는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 오존층 파괴 등은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1999년의 임진강 유역 호우, 1998년의 지리산 일대 게릴라성 폭우 등 기상 이변이 최근 4년간 3회나 발생한 것을 볼 때 우리 나라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댐 한곳을 건설하려면 기초조사단계부터 완공까지 짧게 잡아도 10년이 소요된다. 개발 또는 보존 여부에 대한 논란보다 먼저 우리가 바로 지금 철저히 물 아껴 쓰기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미 확보하고 있는 수원을 우리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해마다 우리 지역의 형산강이 죽은 물고기로 뒤덮였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오염물질 무단 방류, 연안이나 강으로 유입되는 생활하수로 인한 영양염류의 축적과 이로 인한 조류의 이상번식이 물 속의 산소를 고갈시키는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영천댐 상류지역은 행락철만 되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식수원이 오염되면 될수록 추가개발의 부담이 발생하여 요금인상을 압박한다.
하지만 이제는 개발할 수 있는 곳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물 아껴 쓰기와 깨끗이 하기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우리 모두가 물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물 아껴 쓰기와 깨끗이 하기야 말로 모든 국민의 제1의 생활 수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전국민적인 이해와 협조 없이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수자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국민 모두가 ‘물 지킴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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