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경찰은 명절 전후 금융기관마다 경찰관을 고정 배치하던 것을 다소 강화된 순찰로 전환했다. 금융기관 배치로 생기는 치안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국민들이 걱정하니 다시 경찰관들이 관내 금융기관마다 배치되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용의자들을 필사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얼마전 일선 파출소 경찰관의 한탄을 들었다. 금융기관 현금 수송차량을 매번 순찰차로 에스코트해주었더니 귀찮아하더라는 것이었다. 또한 매연 속에 고생하는 출입문 앞 의경을 내심 꺼려하는 눈치가 역력했단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경찰력이 금융기관에 집중되는 동안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는 경찰을 애타게 찾는 이가 많아질 것은 자명하다.
강도범이 금융기관의 취약점을 잘 알고 범행한다는 점이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그 점을 알려주는 경찰관의 충고에도 아랑곳없이 허술한 보안 체계를 방치한 금융기관들은 속히 예방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