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로비 정보망’실체 있나

최규선(42·구속)씨가 청와대 부속실 비서관에게 접근, 대통령 및 비서실장 등의 근황까지 면밀히 파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규선 ‘로비 정보망’의 실체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졌다.
청와대 전 부속실 행정관 이재만(3급)씨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최씨와 안면을 익힌 뒤 200만-400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으며 대통령의 근황과 일정등 내부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씨와 최씨가 만나는 자리에는 가끔씩 대통령 3남 김홍걸씨도 동석한 정황도 포착돼 최씨가 청와대 인사들과의 친분을 미끼로 정관계 로비를 위한 정보망을 구축해 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검찰은 일단 최씨가 이만영 정무비 서관이 자신에게 해외 밀항을 권유했다고 주장한지 하루만에 이 비서관을 전격 소환, 조사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이회창 전한나라당 총재의 금품수수 의혹 제기로 정치권이 후끈 달아오른 상황에서 해외도피 배후 의혹에 대해서 만이라도 보다 신속하게 사실여부가 규명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 정치권 공방으로 비화되고 시간이 갈수록 의혹만 커지게 된다는 과거의 예를 알기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이 최씨의 ‘로비 정보망’이나 경찰청 전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의 해외도피 배후의 실체를 캐는 데는 걸림돌이 적지않다.
이재만씨의 경우 청와대측이 이미 자체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비쳐 당장 이씨에 대한 소환 일정을 잡을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최씨를 상대로 청와대내에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누군지, 수시로 접촉해온 인사들이 더 있는지 여부를 추궁, 진술을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일밤 소환된 이만영씨는 21일 새벽 3시정도까지 6시간 가량 조사를 받으며 해외도피 권유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말만 되풀이 한채 일단 귀가한 것으로알려졌다.
이만영씨는 “최성규 총경을 지난 11일 2-3분간 만난 사실은 있지만 해외 도피운운 얘기는 나온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해외도피 주선’ 부분에 대한 주장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씨가 직접 청와대 비서관을 만나 해외도피 주선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은 없다”고 수사에 진전이 없음을 내비쳤다.
최 총경이 도주한 상황에서 당장 수사에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연합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