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될 사람은 봉화경찰서 내성 파출소에 근무하는 햇병아리 순경이다. 시골의 작은 읍내를 관할하는 곳이기에 대도시와는 달리 강력사건,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퇴근때면 늘 피곤해 보인다.
3개조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나 주기적으로 밤샘근무를 해야하고 교통단속을 비롯한 각종 단속업무에서부터 여행객 차량타이어 바꿔주기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쉴 틈이 없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그 사람은 자신의 직업에 긍지와 보람을 느끼며, 직업의 발전 가능성 또한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염려스러워 하는 것은 취객들이 수시로 파출소로 찾아와 이유없는 행패를 부리고 교통단속 등 정당한 공무집행에도 욕설을 하며 대항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공권력 경시풍조가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다.
그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경찰관은 그저 막연하게 범인을 잡는 일을 하는 사람, 또는 부조리에 연루돼 국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직업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경찰개혁과 더불어 가장 투명한 직업으로 부각되면서 직업선호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어느 집단이든 조직원 수가 많다보면 그 중 한 두명은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 한 두명의 행실을 두고 모두를 폄하하는 것은 우를 범하는 일이다.
나의 예비남편의 주장처럼 일반시민들에겐 사회질서를 지켜줄 경찰이 필요하다. 하루의 일상을 지켜줄 평화는 경찰관들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하다.
한 나라의 경찰수준은 그나라 시민들의 수준과 같다는 말이 있다. 시민들이 필요에 의해 공권력이란 권한을 주었다면 그들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주변여건을 만들어 응원해 주어야 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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