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가수 박영일 포항 방문

“아버지의 고향인 청하에서 3개월 정도 살면서 고향을 느끼며 청하의 곧은 정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재일교포 가수 박영일씨(新井榮一·아라이 에이이치).
아라이 에이이치로 부르지 말고 ‘영일’이라 불러주기를 바란다는 그는 4일 청하 공연을 앞두고 3일 포항을 찾았다.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포항의 바다 냄새를 지극히 달콤해했다.
박영일씨는 소줏잔을 연거푸 들이키고는 걸쭉한 음성으로 ‘아리랑’을 불러보기도 하고 포항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뻐하며 ‘태어나서 좋았다’를 부르다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만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픔이 무슨 자력이듯 그를 얽어매 어린시절을 끝없이 방황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어, 청하에 대한 자력에 끌려 불현 듯 아버지의 고향인 영일군 청하면 서정리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부른 노래 ‘청하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눈물겹다.
아버지의 고향 사람이 더욱 반가운 그는 청하에 살고 있는 황성환씨와 형제의 의를 나누자며 굳게 맹세를 했다. 비오는 날 롱코트를 걸치고 식당에서 나오는 그의 소탈한 모습은 가까운 우리의 이웃이며 서울 인사동에서 구입했다는 개량한복이 잘 어울리는 그는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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