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의 은혜를 기려야 하는 ‘어버이 날’이 편의주의식 발상과 물질만능의 세태분위기로 본래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고 있다.
부모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 할 하루가 오히려 부모에게 ‘큰짐’이되고 멀리있는 부모께 우체국 직원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이상한 세태다.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아파트단지에 사는 최모씨(42)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2학년 아들이 어버이 날을 맞아 ‘효도방학’이라며 8일 하루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좋아하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맞벌이 부부인 최씨가정에서는 부인도 직장에 나가야 하기에 예상치 않은 이 ‘효도방학’이 오히려 큰 걱정거리만 안겨 준 ‘불효방학’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씨는 아이들을 대구 할머니집에 보내기로 했다.
대부분 지역 초등학교가 어버이날인 8일 하루를 효도방학으로 정해 쉬는 것은 물론 상당수 학교는 어버이 날을 포함해 2~3일간의 자율방학을 실시하는 바람에 맞벌이 부부나 부모 혼자 생계를 책임지는 가정들은 가장 힘든 어버이 날을 보내야 할 지경이다.
이와함께 우체국과 각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돈만 내면 멀리 있는 부모님들에게 카네이션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포항우체국 등 지역내 우체국들은 카네이션 2송이에 경조카드, 호박엿 1봉지를 묶어 7천원에 대구와 경북지역에 배달해주는 등 모두 4종류의 꽃배달 서비스를 내놔 똑똑한(?) 자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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