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고위원 경선결과 의미

한나라당 5·10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TK) 출신의 강재섭 의원에 대한 이회창 후보측의 막판 견제로 최고위원 4위 당선과 김일윤 의원의 분패는 TK 정치권 위상의 추락으로 풀이된다.
강 의원은 당초 득표수 1위까지 예상했지만, 지난 2000년 5·30 전당대회처럼 이 후보측의 막판 견제로 또다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한나라당이 TK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하지만 충청권 출신의 이 후보와 1~2위로 당선된 서청원·강창희 최고위원이 모두 이 후보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선된 것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한나라당이 지지기반은 TK, 지도부는 충청권이 싹쓸이를 한 만큼 향후 이 후보의 인사 탕평책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강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측의 서청원 의원 지지에 강하게 항의 하기도 했다.
강 의원의 당초 최고위원에 수위로 당선 대표최고위원은 물론 차차기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이 후보측의 강한 견제로 TK 대표성 마저 위협받게 됐다.
강 의원은 서 의원과 경합까지는 예상했으나, 중위원인 4위로 당선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강 의원의 중위권 추락에 대한 원인 분석에 대해 지역 출신의 한 관계자는 “TK의 적전 분열탓이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같은 TK 출신의 추락은 반(反)민정계 기치를 든 충청권 출신 서·강 의원의 선전 보다는 대구·경북 대의원의 냉담한 표심으로 구심점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역 정치권에 잇따라 터져 나온 악재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희갑 대구시장의 구속과 시장경선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의 불협화음 내지 앙금 및 갈등이 강 의원의 리더십 부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강 의원은 최고위원 당선이후 대선 후인 이 후보와 최고위원 상견례를 겸한 대표최고위원 선출에 불참하는등 경선 과정에서의 이 후보측의 견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깊은 애정의 뜻이 무엇인지 가슴깊이 새겨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번 경선에서 최대 피해자는 지역 정치권으로 당내 위상이 크게 실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TK 분열’로 차기를 이끌어 갈 리더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책임과 냉소적 반응도 감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강 의원의 부상을 막기 위해 이 후보측의 강한 견제가 있었다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향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예상밖의 결과가 나올 경우 또다시 제기될 영남 후보론의 싹을 아예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북 출신은 지난번 전대에서 이상득 의원이 고배를 마신데 이어 김일윤 의원 마저 2표 차로 석패 함에 따라 경북 정치권의 영향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북지역은 지난번에 이어 또 다시 최고위원을 배출하지 못한 무관의 지역으로 전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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