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8강 가자!

한국축구가 새 역사를 창조했다.
한국대표팀이 14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박지성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반세기동안 염원해 온 16강에 사상 처음으로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2승1무(승점7)를 기록, 조1위를 차지하며 2위 미국(1승1무1패·승점4)과 함께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D조 최강으로 분류된 포르투갈은 한국에 패배, 1승2패(승점3)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비기기만해도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한국은 박지성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당당하게 조1위로 16강에 올라 오는 18일 대전에서 벌어지는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아래 파워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했던 태극전사들은 이날 힘에서 포르투갈을 압도한 반면 포르투갈은 전반 주앙 핀투가 퇴장당한데 이어 후반 20분께 박지성을 수비하던 베투마저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11-9의 수적 열세를 극복치 못해 쓸쓸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포르투갈의 체력이 고갈될 즈음인 후반 25분 박지성은 한번 찾아온 기회를 동물적인 골감각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자신의 주가를 한껏 높였다.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피구를 철저히 마크하던 이영표가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센터링하자 박지성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포르투갈 콘세이상을 가볍게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 발리슛으로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빠지는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인천월드컵경기장을 가득메운 5만여 응원단의 폭발적인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어 ‘대한민국 만세!’‘오~필승 코리아’가 울려퍼지며 감동의 하모니를 연출했다.
마침내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16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 때부터 무려 6차례 본선에 나서면서 48년간 포기하지 않았던 16강의 꿈이 드디어 실현된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세계 랭킹 5위이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포르투갈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는 수준급의 경기를 펼치며 당당히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내친김에 18일 대전에서 월드컵 3회 우승의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8강 진출 신화에 도전한다.
이에 앞서 공동개최국 일본도 오사카에서 튀니지를 2-0으로 완파, H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조선두로 16강에 올라 개최국의 조별리그 통과의 전통을 이어갔다.
일본은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단 2차례 월드컵 본선 출전만에 16강을 이뤘으며 18일 미야기에서 C조 2위 터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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