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떤 것도 다 꿰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무기로도 흠집을 내기 힘든 방패가 맞닥뜨리면 어떻게 될까.
21일 시즈오카에서 열릴 브라질과 잉글랜드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전이바로 이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듯하다.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팀은 공격과 수비에서 각각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 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3R 공격편대’의 파상 공세를 리오 퍼디낸드가 이끄는 잉글랜드 포백 수비가 어떻게 잘 봉쇄해낼 지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R 편대는 팀의 13골 중 10골을 몰아넣었을 정도로 공격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특히 득점 공동선두인 호나우두(5골)와 히바우두(4골)의 존재는 알려진 대로 위협적이다.
화려한 개인기가 삼바 리듬을 탔을 때 나오는 선수들의 폭발적인 돌파력은 물론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소신도 공격 축구에 한층힘을 실어주고 있다.
‘죽음의 F조’에 속했던 잉글랜드는 스웨덴과의 첫판에서 대니 밀스의 실수로 1골을 줬을 뿐 이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덴마크 등 강호들과 잇따라 맞붙는 동안 단 1골도 허용치 않는 등 갈수록 수비 조직력이 단단해지고 있는 점이 무기다.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대회 개막전 미드필드의 주전들이 대거 부상으로 탈락하자 포백 수비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지금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를 몰아붙이기 보다는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다가 베컴-오언을 중심으로 역습을 노리는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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