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력·스피드 바탕 압박축구‘대이변’예고

한국이 아시아축구의 신기원을 연다.
한국국가대표팀은 22일 오후 3시30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4강 신화에 도전한다.
슈퍼스타들이 포진한 세계랭킹 8위인 스페인도 1950년 브라질대회 이후 52년 만에 4강을 노리고 있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객관적 전력은 라울, 모리엔테스 등 최고 골잡이들을 보유한 스페인이 우세하다. 하지만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16강전에서 꺾어 강호킬러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킨 한국은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로 또다시 대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과 스페인 모두 16강전에서 이탈리아와 아일랜드를 상대로 연장혈투를 벌이는 바람에 체력이 소진돼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과 스페인은 결전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광주에 도착, 호흡을 가다듬으며 결전의지를 다졌다.
한국은 스페인마저 물리쳐 월드컵에서의 선전이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한편 더 이상 변방국가가 아닌 세계 주류국가로 이미 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는 각오다.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한국은 지난 18일 이탈리아마저 꺾고 8강 신화를 창조했지만 경기후 “편파 판정 때문에 졌다”는 이탈리아 감독의 홈그라운드의 텃세 문제가 불거져 빛이 덜한게 사실이다.
또한 이날 이탈리아전에서 연장전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은 소속팀 페루자 가우치 구단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으며 구단에서의 퇴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구구한 뒷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스페인을 반드시 꺾는다는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은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문제가 걱정거리다. ‘터프가이’ 김남일이 이탈리아전에서 발목을 접질렀고 오른쪽 수비수 최진철은 탈진 증세를 보여 링거주사를 맞기도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빠른 회복세를 보여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악바리 수비수 김태영은 코뼈 함몰의 부상에도 불구, 일본에서 급히 공수해 온 안면보호용 프로덱터를 착용한 채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개최국 한국과 부담스런 일전을 앞둔 스페인은 월드컵과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한 악연을 이번 기회에 끊어낸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계 4강에 진입하려는 한국과 정상 등극을 노리는 스페인의 맞대결이 지구촌 축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4천700만 국민들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승리의 감격을 만끽할 순간을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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