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연합】‘호나우두의 황금발이냐 칸의 거미손이냐’
대망의 FIFA컵의 주인이 판가름날 브라질과 독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 승부의 열쇠는 양팀의 ‘창’과 ‘방패’ 호나우두(26·인터밀란)와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이 쥐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브라질과 철벽 수비를 무기로 삼은 독일의 피할 수없는 일전은 팀 컬러의 상징인 두 선수의 대결에 다름 아니다.
26일 열린 터키와의 준결승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호나우두는 6골로 이번 대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무려 16골(팀득점 1위)을 터뜨린 브라질의 막강한 공격력을 이끄는 호나우두는 이번 만큼은 팀 우승과 득점왕의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천재 스트라이커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98프랑스대회에서 4골로 브라질의 결승진출을 견인, 우승과 득점왕을 노렸다가 프랑스와의 결승에서 무득점으로 부진, 두가지 목표가 눈앞에서 사라졌던 쓰라린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
특히 준결승까지 단 3점만을 내준 독일의 강력한 수비를 와해시키기 위해서는 호나우두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와 예측 불허의 슈팅이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역시 이번 한일월드컵에서 최고 골키퍼의 반열에 올라있는 칸이 버티고 있는 한 호나우두도 쉽게 골문을 가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빠른 판단과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앞세워 조별리그 개막전부터 6경기 모두를 출장한 칸은 단 1점만 내줘 최고의 수문장의 상징인 ‘야신상’ 수상이 유력한 선수다.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개막전만 제외하고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면서도 준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선방해낸 칸의 존재 덕분.
특히 16강전부터 파라과이, 미국, 한국을 모두 1-0으로 힘겹게 꺾는 과정에서 칸이 지닌 특유의 카리스마에 힘입은 바가 큰 독일로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위라는 평가의 브라질을 물리치기 위해 그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들의 반응은 매우 신중하다.
호나우두는 “독일은 선수 개인으로는 모르겠지만 팀으로서 잠재력을 발휘할 때 매우 강하다”라며 독일을 흥미로운 팀이라고 평가했다.
칸은 “어떤 상대라도 이길 확률은 50%이다. 수없이 많은 결승전을 치러봤고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결국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맞붙게 된 ‘빅 2’ 브라질과 독일이 어떤 결과를 안게 될지는 칸과 호나우두의 손발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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