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황금빛 유혹 <다빈치 > 펴냄
에곤 실레와 함께 ‘화가가 선호하는 화가’
격정적·풍부한 성적묘사 외설스럽지 않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화가를 물으면 으레 피카소나 반 고호 등을 든다. 그러나 그림 공부를 한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구스타프 클림트’라고 말한다.
일반인들의 이같은 답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이 등급으로 치면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 할 수 있다. 그러나 클림트의 그림은 외설스럽지 않다. 격정적이고 풍요로운 성적 묘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19세기말~20세기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약했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대표작 ‘키스’는 시간조차 멈추어진 곳에서 합일감에 도취된 연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보는 사람은 우선 눈부시게 반짝이는 금색의 화려함과 풍요로움에 압도당하고 그 후 밀려오는 사랑의 허무에 마음이 저려온다.
‘클림트, 황금빛 유혹’(다빈치 펴냄)은 에로틱하고 몽환적인 여성들이 등장하는 그림으로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온 클림트의 일생과 작품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빈 교외의 바움가르텐에서 태어난 클림트는 당시 유행했던 아르 누보와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아 황금빛의 화려한 화면과 풍부한 장식성을 추구했다. 또한 ‘여인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독특하고 강렬한 여성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 ‘연인’에서는 대표작 ‘키스’를 중심으로 연인이 함께 나오는 작품들 속의 사랑과 충만을 다루고 있다.
2부 ‘팜므 파탈’에서는 구약성서의 여성 영웅 유디트의 모습을 통해 여성을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당시 유럽 사회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3부 ‘성스러운 봄’에서는 14세에 빈의 응용미술학교에 입학, 교육을 받고 일종의 화가 공동체인 ‘쿤스틀러 콤파니’를 조직, 직업전선에 뛰어든 이후 그의 예술 행보와 독특한 예술세계를 파헤친다.
4부 ‘여인의 향기’에서는 경제적으로 그의 삶을 지탱해주던 상류층 여인들의 초상화들을 모았다. 5부 ‘생명의 나무’에서는 독특한 분위기의 풍경화와 삶, 죽음의 문제를 다룬 그림들을 통해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보게 한다.
프랑스에서 미학을 공부한 저자 신성림은 대학 시절부터 클림트에게 매료됐다며 ‘클림트만은 다른 화가와 달리 이성이 아닌 가슴으로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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