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가장 인간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 남녀의 포옹과 입맞춤을 그리고 있지만,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신비로운 에로티시즘은 낯선 어딘가를 헤매는 느낌을 준다.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 끝없이 펼쳐진 우주 한 귀퉁이. 지금도 아니고 옛날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미래의 어느 때라고도 말할 수 없는 시간. 아니, 그 시간조차 멈추어진 곳에서 평온한 합일감에 도취된 연인이 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손을 잡고 포옹하고 입맞춤도 하지만, 누가 그들처럼 별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오직 둘만 남는 ‘우주적 합일’의 경지에 도달하게 될까.
(‘클림트, 황금빛 유혹’ 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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