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폭우 등 기상조건 최악‘우승 걸림돌’

‘링크스코스를 넘어라’
브리티시여자오픈골프대회 2연패를 노리는 박세리(25)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게 떨어진 지상 과제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링크스골프코스는 끊임없이 불어대는 거친 바닷바람과 잦은비, 그리고 깊은 러프와 단단하고 빠른 그린이 특징.
게다가 페어웨이 곳곳에 널려 있는 항아리 모양의 벙커까지 곁들여져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다.
더구나 이번 대회가 열리는 턴베리링크스는 내로라하는 남자 선수들도 좀체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난코스.
깎아지른 바위 절벽 바로 아래 아일랜드 앞바다의 파도가 거세게 부딪치는가 하면 스코틀랜드 해안의 황량한 풍광으로 선수들에게 공포감마저 안겨준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골프장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은 특히 링크스코스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박세리도 링크스코스에 혼쭐이 난 경험이 있다.
신인 시절인 98년 ‘멋모르고’ 로열리덤&세인트앤즈 링크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 박세리는 무려 20오버파 308타를 치며 진저리를 쳤다.
“정말 끔찍했다. 다시 떠올리기 싫다”고 말할만큼 박세리에게 당시 경험은 뼈아팠다.
공동 34위라는 나쁘지 않은 순위였지만 비바람에 휩쓸려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플레이를 펼쳤다’는 자괴감에 빠졌다는 것.
이후 박세리는 2년 동안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외면했고 메이저대회 승격 첫해인 지난해 정상에 올랐지만 장소는 링크스가 아닌 ‘보통 골프장’이었다. 작년 대회가 열렸던 서닝데일골프장은 해안이 아닌 내륙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울창한 숲이 바람을 막아줬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김미현 역시 링크스코스 플레이 경험이 없어 강풍과 폭우 등 변화무쌍한 기상 조건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숙제다.
바람이 많이 부는 호주 해안가에서 골프를 배운 박희정(22·CJ39쇼핑)이 복병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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