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이상“쉬쉬”…지하수 유입 가능성

미군 부대에서 다량의 경유가 유출돼 토양 오염은 물론 지하수로 침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남구 봉덕동 미군기지 캠프워커에서 골프장 연못 조성을 위한 굴착 공사 도중 경유에 오염된 흙이 발견됐다.
이에 대구시와 남구청 등은 미군측이 임의로 선정한 3곳에 대해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3곳 모두 2천500ppm, 5천500ppm, 5천900ppm으로 측정돼 우려기준치인 2천ppm을 훨씬 초과했다.
오염된 흙이 발견된 지점은 기지 정문에서 180m(헬기장 230m지점) 떨어진 곳으로 현재까지 오염된 토양은 총 5천㎥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원인은 20년전 지하유류 탱크 사용시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측은 토양 오염사실을 지난달 8일 발견하고도 40일 이상 감춰오다 지난 19일 오염 토양을 왜관 미군부대(캠프캐롤)로 옮기기 위해 이송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남구청에 통보했으며, 이로 인해 오염물질이 인근 지하수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 마저 제기됐다.
대구시와 남구청, 보건환경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우리측 합동 조사반은 미군측의 최초 발견 이후 지역에 쏟아진 집중 호우(546mm)로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지하수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하수의 경우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주로 목욕탕 및 공업용수로 소비되고 있어 2차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와 미군 등은 2000년 12월 구성된 ‘한·미 환경재난실무운영팀’을 재가동, 대책 협의에 나서는 한편 오염된 흙을 캠프캐롤로 옮겨 토양미생물처리 등을 통해 원상복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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