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자 독자 소리 난의 조 현우님의 글을 읽고 포항지역의 한 의료인으로서 공감하기도 하고 한편 조금은 답답한 심정으로 글을 써봅니다.
서울이나 대구에서는 병원들이 많은 자본과 투자로 대규모의 빌딩과 그럴듯하게 치장하였지만 내용 면에서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아시는 분들도 무슨 유행처럼 또는 체면유지를 위해 가신다고 생각합니다.
포항 지역 병원 종합 검진 시스템이 호화스럽게 꾸며 지지 못했을 뿐 의료인의 능력이나 시설, 장비가 결코 타 지역에 비해 저하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신뢰의 상실은 그 피해가 포항주민에게 올 뿐입니다.
질병이란 예고 없이 오는 경우가 많고 응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생명에 관련된 중요한 질병일수록 응급을 필요로 합니다. 작은 질병, 포항에서도 충분히 진료 받을 수 있는 것(대표적인 예가 종합검진)까지 불신으로인해 타 지역으로 간다면 포항 의료는 인프라를 갖출 수가 없어 낙후되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또한 조 현우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지역자금 유출을 생각해 보면 타지역 병원에서는 대규모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므로 같은 내용인데도 터무니없이 고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질병이 생겼을 때 오히려 포항을 찾도록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적으로 포항 지역민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신뢰회복을 위해 의료인들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지만 포항지역민들께서도 일단 믿고 의뢰해 주실 때 포항의 의료 수준이 국내 최고가 될 수 있고 그것은 곧 포항지역민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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